철도공단에 부과한 7억대 변상금 “취소해야”

2026-03-05 13:00:15 게재

법원, 서울아리수본부장에 패소 판결

“토지 관리자를 점유자로 볼 수 없어”

서울시가 철도부지 무단점유를 이유로 국가철도공단에 부과한 7억원대 변상금 처분이 법원에서 취소됐다. 법원은 철도시설의 소유자가 국가인 이상 관리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을 토지 점유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11부(김준영 부장판사)는 지난달 6일 국가철도공단이 서울아리수본부장을 상대로 제기한 ‘변상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사건은 서울시가 동작구 노량진 일대 철도용지 4030㎡(약 1200평)에 대해 무단점유가 있었다고 판단하면서 시작됐다. 서울시는 해당 토지가 시 소유 공유재산인데도 철도시설이 설치돼 사용되고 있다며 국가철도공단을 상대로 2018년 6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약 5년간 사용에 대한 변상금 약 7억4811만원을 부과했다.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따르면 공유재산을 허가 없이 점유하거나 사용한 경우 대부료 상당액의 일정 비율을 변상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공단은 해당 철도시설이 국가 소유 시설이며 자신은 국가로부터 시설 관리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기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토지를 직접 점유하거나 사용하는 주체가 아니므로 변상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보고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우선 이 사건 철도시설의 형성과 소유관계를 검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해당 철도시설은 일제강점기 당시 건설된 이후 현재까지 사용되는 시설로, 각종 기록과 항공사진 등을 종합하면 국가 소유 철도시설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됐다. 재판부는 “철도시설의 역사적 형성 과정과 국가 철도망의 관리 체계 등을 고려할 때 해당 시설은 국가 재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토지 점유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일반적으로 건물이나 시설이 설치된 토지의 점유자는 해당 시설의 소유자로 보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입장이다. 법원은 “이에 따라 이 사건 철도시설의 소유자가 대한민국인 이상 토지를 점유하는 주체 역시 국가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국가로부터 철도시설의 유지·관리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기관에 불과할 뿐, 해당 철도시설의 소유자라고 볼 수 없다”며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점유하거나 사용하고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해당 토지를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서울시의 변상금 부과 처분을 취소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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