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주 낙태’ 병원장 징역 6년, 산모 집유
2026-03-05 13:00:16 게재
제왕절개 후 태아 숨지게 한 혐의 ‘살인 인정’
임신 36주 차 태아를 제왕절개수술로 출산시킨 뒤 냉동고에 넣어 숨지게 한 병원장과 집도의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산모에게는 살인의 고의가 인정됐으나, 사회적 지원 부족 등을 이유로 형의 집행이 유예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4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병원장 윤 모씨에게 징역 6년과 벌금 150만원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수술을 집도한 의사 심 모씨에게는 징역 4년을, 산모 권 모씨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태아가 생존 가능한 시점에서 인공적으로 배출돼 살아있는 사람이 된 이상 낙태가 아니라 살인에 해당한다”며 “피해자(태아)는 빛 한번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차가운 냉동고에서 생을 마감했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산모 권씨에 대해서도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다. 태아가 수술 과정에서 살아 태어날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고, 그 경우 의료진이 태아를 사망하게 할 것이라는 점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수술받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다만 권씨가 임신 초기 오진으로 임신 사실을 늦게 알게 된 점과 미혼모로서 사회적·경제적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했던 사정을 고려해 형의 집행은 유예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