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토안보장관 크리스티 놈 경질
추방정책 논란·의회 청문회 충돌 속 교체
후임에 멀웨인 멀린 상원의원 지명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놈 장관을 해임하고 후임으로 공화당 소속 마크웨인 멀린 오클라호마주 상원의원을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놈에 대해 “우리에게 잘 봉사했고 수많은 훌륭한 성과를 냈다”고 평가하면서도 교체 방침을 발표했다. 그는 놈이 앞으로 백악관의 안보 프로그램인 ‘아메리카 방패(Shield of the Americas)’ 특별특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안보부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세관국경보호국(CBP)을 비롯해 연방재난관리청(FEMA), 해안경비대, 비밀경호국 등을 관할하는 핵심 안보 부처다.
놈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단속 정책을 전면에 내세운 인물로, 특히 대규모 불법이민자 추방 정책의 상징적 인물로 평가됐다. 그러나 이 정책을 둘러싼 반발이 커지면서 정치적 압박이 커졌고 의회에서도 지도력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특히 이번 주 상원 청문회에서 놈 장관의 대응이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불러일으킨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WSJ는 전했다. 청문회에서 그는 불법체류자에게 자진 출국을 촉구하는 광고 캠페인에 2억2000만달러를 사용한 사실을 두고 집중 추궁을 받았다.
놈은 이 광고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그런 캠페인을 승인한 적이 없다”고 말하며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놈 장관은 국토안보부 광고 계약 과정의 공정성 문제, 측근인 코리 루언도스키와의 관계 논란, 공적 자금 사용 문제 등 여러 논란에 휘말려 왔다.
놈 장관은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추방 정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정치적 논쟁의 중심에 서 있었다. 하지만 최근 여론이 악화되면서 민주당은 물론 일부 공화당 의원들까지 비판에 가세한 상황이었다.
후임으로 지명된 마크웨인 멀린은 2022년 보궐선거를 통해 상원의원에 당선된 공화당 정치인이다. 그는 사업가 출신으로 지역 라디오 진행자를 지냈으며 한때 종합격투기 선수로 활동한 경력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멀린에 대해 “매우 존경받는 인물”이라며 3월 31일부터 국토안보부 장관직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이민 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