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봉권 띠지 폐기는 업무상 과오”
안권섭 상설특검 수사 종료
‘쿠팡 퇴직금 미지급’ 기소
‘불기소 외압 동기’ 못 밝혀
‘쿠팡 퇴직금 미지급 관련 의혹’과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을 수사한 안권섭 특별검사팀이 90일간의 수사를 마쳤다. 특검팀은 검찰이 쿠팡 미지급 사건을 수사하면서 외압을 행사했다고 판단했지만 그 동기는 밝혀내지 못했다. 관봉권 폐기 의혹 관련해선 범죄 혐의를 찾지 못했다. 사실상 검찰 내부를 겨냥한 첫 특검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특검팀은 수사기간 마지막 날인 5일 브리핑을 갖고 그간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검팀은 우선 지난달 3일 엄성환 전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대표이사와 정종철 현 대표, 회사법인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쿠팡측이 규정을 변경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 위법하다고 보고 앞서 인천지검 부천지청이 내린 ‘무혐의’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특검팀은 쿠팡측이 2025년 5월 일용직 근로자에 대한 취업규칙 변경 한 달 전에 ‘일용직 제도개선안’을 내부적으로 마련해 시행함으로써 일용직 근로자의 계속 근로성을 부정하고 법정 퇴직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한 사실을 확인했다. 근로자에게 불리한 제도개선안을 시행하면서 고용노동부의 유권해석 내지 외부 법률자문 등을 거치지 않고 근로자들의 의견도 듣지 않았으며 시행 사실 자체를 알리지 않은 점도 확인했다.
그럼에도 검찰이 이 사건을 불기소 처분한 데에는 당시 엄희준 부천지청장과 김동희 차장검사의 부당한 외압이 있었다는 게 특검의 수사결과다. 특검은 두 검사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엄 전 지청장과 김 전 차장은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 주임검사에게 ‘대검 보고 진행 사실을 문지석 부장에게 알리지 마라’는 취지로 지시하고 문 부장의 이의제기권 및 소속 검사에 대한 지휘·감독권 행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임 전 지청장에게는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무혐의를 지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허위증언하는 등 위증한 혐의도 적용됐다.
특검은 엄 전 지청장 등이 불기소 압력을 행사한 동기와 쿠팡측과의 유착 의혹 등에 대해서는 규명하지 못한 채 사건을 이첩하기로 했다. 다만 특검팀은 “피고인들 및 대검 관계자들이 사건 처리과정에서 쿠팡측 변호인들과 빈번하게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 등 유착관계를 의심할 만한 객관적 자료는 다수 확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에 대해선 혐의점을 확인하지 못한 채 검찰에 사건을 넘기기로 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은 2024년 12월 건진법사 전성배씨 자택을 압수수색해 관봉권 5000만원을 확보했지만 이후 보관과정에서 돈다발 검수날짜와 담당자 등이 적힌 띠지와 스티커를 분실해 고의로 폐기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낳았다. 하지만 특검은 “주임검사실의 압수목록 부실기재, ‘원형보존’의 범위에 관한 불명확한 의사 전달 등이 결합한 업무상 과오로 형사처벌 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윗선의 폐기·은폐 지시 의혹 부분은 사실로 인정할 만한 객관적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