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단일세포 유전자 입체지도 해독 기술 개발

2026-03-08 18:32:13 게재

정인경 교수팀, 치매·암 등 복합질환 연구 새 전환점

유전자 발현·후성유전체·게놈 구조 동시 분석

국내 연구진이 마치 구글어스로 지구를 확대하듯, 그 세포 속 유전 설계도를 입체적으로 동시에 해독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암과 치매, 파킨슨병 등 복잡 질환 연구의 판을 바꿀 성과다.

KAIST(총장 이광형)는 생명과학과 정인경 교수 연구팀이 미국 듀크대 야루이 디아오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단일 세포에서 유전자 발현과 후성유전체, 게놈 3차 구조를 동시에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단일 세포 트라이모달 멀티오믹스 분석 기술인 ‘scHiCAR’로 세포 내부 유전 정보를 입체적으로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통합 분자지도 해독 플랫폼이다.

지금까지는 수천~수만개의 세포 평균값을 기반으로 유전 정보를 분석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됐다. 이 때문에 질병 초기 단계에서 나타나는 미세한 세포 변화나 유전자 작동 신호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전사체와 후성유전체, 게놈 3차 구조를 단일 세포에서 동시에 분석하는 통합 분석 기술을 구현했다. 여기에 인공지능 기반 분석을 결합해 데이터 정확도와 재현성을 높였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어떤 유전자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왜 작동하는지, 그리고 어떤 공간 구조에서 작동하는지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세포 내부 유전 정보를 ‘입체 지도’ 형태로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세포 하나당 분석 비용을 약 0.04달러, 우리 돈 약 50원 수준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생쥐 뇌 조직에서 약 160만개의 세포를 분석해 고해상도 분자지도를 구축했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을 뇌 조직과 근육 재생 과정에 적용해 22개 주요 세포 유형의 유전자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 근육 줄기세포 재생 과정에서 유전자 입체 구조가 변화하며 세포 운명이 결정되는 과정도 단일 세포 수준에서 추적하는 데 성공했다.

정인경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포 내부 유전체 설계도를 정밀하게 읽을 수 있는 기술을 제시했다”며 “파킨슨병과 암 등 복합 질환의 발생 원리를 밝히고 환자 맞춤형 신약 표적을 찾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양동찬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고 김규광 박사가 주요 연구진으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2월 19일자에 게재됐다.

연구는 서경배과학재단과 삼성미래기술연구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 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장세풍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