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경제적 자립’ 첫걸음 구청이 지원
영등포구, 공공기관 사회공헌 연계
실전처럼 투자·위기관리 방법 교육
“주식에 관심이 많고 자산을 늘리고 싶은데 경제흐름을 어떻게 따라가야 할지 궁금해요. 유튜브나 주식토론방을 주로 참고하고 있는데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요.” “전 직장 퇴직금으로 투자를 하고 있어요. 미국 주식도 하고. 그런데 언제 팔아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영등포구청 별관 5층 강당. 인근 도림동에 사는 김보미(32)씨와 대림동 주민 한대원(35)씨 등 청년 100여명이 좌석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일자리가 없는 상황에서도 자산을 늘리고, 종잣돈을 마련해 독립하기 위해 저녁 7시가 넘은 시간까지 배움을 자처하고 나섰다. 영등포구가 공공기관 사회공헌을 활용해 ‘2026년 상반기 청년 실전경제교육’을 마련한 참이다.
10일 영등포구에 따르면 구는 청년들이 경제적인 자립을 향한 첫걸음을 떼는 단계부터 실전처럼 지원한다. 청년정책 첫 축을 경제적 자립에 두고 이론 중심이 아닌 현장 활용형 교육을 제공한다. 최호권 구청장은 “청년에게 중요한 건 종잣돈 마련”이라며 “1만원짜리 주택보다 경제 기초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선 8기 들어 영등포구 청년은 전체 인구 대비 35%를 넘어섰다. 대학 한곳 없는 도심인데도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두번째로 비중이 크다. 구는 “최호권 구청장은 이들을 ‘독립청년’이라 부른다”며 “부모 보호를 벗어나 스스로 삶의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청년을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존재로 바라보는 철학이 담긴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구는 ‘청년정책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청년정책과를 신설해 독립청년을 위한 종합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첫 축이 경제적 자립이다. ‘실전 경제교실’ ‘재무 아카데미’ ‘1대 1 재무상담’ ‘청년 성장학교’ 등을 통해 실전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청년 실전경제교육은 그 일환이다.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진흥원 예금보험공사 한국부동산원 등 전문기관이 청년들 눈높이에 맞춘 실전 중심 교육을 진행한다. 지난달 말에는 금융감독원과 함께 ‘청년 투자 포트폴리오’를 진행했는데 오후 7시 30분부터 저녁 9시까지 이어지는 내내 열기가 가득했다. 올해 경제흐름 읽기에 투자 접근법과 위기관리 교육을 더한 강의였다. 김보미씨는 “전반적으로 정말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며 “특히 다른 사람들 고민이랑 궁금한 점을 듣는 게 크게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강의가 너무 좋아서 1·2부로 나누어 더 길게 진행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덧붙였다.
오는 25일에는 서민금융진흥원과 함께하는 ‘청년 금융생활 첫걸음’이 이어진다.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알아야 할 금융기초부터 투자 방법과 유의 사항을 들려준다. 동시에 식비 절감을 위한 ‘퇴근길 청년 한끼’ ‘요리하는 영일이’를 비롯해 배달비 부담을 더는 ‘영등포 땡겨요 상품권’, 한끼 도시락을 3900원에 제공하는 ‘삼공 식탁’ 등 다양한 체감형 정책을 추진한다. 한대원씨는 “구 청년 소식을 매일같이 살펴보고 좋다 싶으면 바로바로 신청한다”며 “당첨만 되면 참여한다”고 전했다.
1333세대 규모 청년주택을 비롯해 현장 중심 임장체험, 1인가구 무료 건강검진, 체육시설 이용료를 지원하는 ‘청년 오·운·완’ 등 다양한 혜택은 ‘영등포 청년 네이버 카페’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개설 1년만에 가입자가 6700명을 넘어섰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젊은 도시 영등포 청년은 도시의 현재이자 미래”라며 “지금 당장 살아갈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