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이란전 종전 제안에 중재외교 확산

2026-03-10 13:00:04 게재

중·프랑스도 이란 접촉

이란 “휴전 가능하지만…”

9일(현지시간) 지중해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프랑스 항공모함 샤를 드골함을 방문해 승조원들에게 연설한 뒤 프랑스 국가를 부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의 조기 종식을 시사하면서 국제사회의 휴전 중재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러시아가 종전안을 제안한 데 이어 중국과 프랑스, 튀르키예 등 주요 국가들이 잇따라 이란과 접촉하며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흐름이 본격화하고 있다.

로이터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약 1시간 동안 전화 통화를 하고 이란 전쟁 상황과 종식 방안을 논의했다. 크렘린궁은 두 정상 간 통화에서 중동 상황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으며, 푸틴 대통령이 군사 충돌의 조속한 중단과 외교적 해결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이란과 이스라엘·미국 간 군사 충돌이 더 확대될 경우 중동 전역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하면서 휴전과 협상 국면 전환을 위한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이란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이스라엘과도 일정한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있어 중동 분쟁에서 중재자 역할을 시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러시아로 초청하는 등 이스라엘과도 비교적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 역시 종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는 CBS 인터뷰에서 “전쟁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고, 공화당 행사와 기자회견에서도 “매우 빨리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이란이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한 데 대해 불만을 드러내며 추가 ‘참수작전’ 가능성이 거론됐던 것과 비교하면 발언 수위가 상당히 낮아진 셈이다.

국제사회의 중재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과 프랑스가 이란과 접촉하며 휴전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AFP 통신 역시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주요 국가들이 전쟁 확산을 막기 위해 테헤란과 외교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국영 TV 인터뷰에서 이러한 외교 접촉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러시아, 중국, 프랑스 등 여러 국가가 휴전을 요청해 왔다”며 다수 국가와 외교적 논의가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튀르키예 역시 중재 외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전쟁 종식을 위한 외교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 지역에서도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적대 행위 중단을 목표로 중동 국가들과 유럽연합(EU)이 참여하는 외교 연합 구성을 촉구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카타르 군주인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와 전화 통화를 하고 중동 분쟁 확대를 막기 위한 외교적 대응의 필요성을 논의했다.

이란 역시 국제사회의 접촉 사실을 공개하며 휴전 가능성 자체는 열어두고 있다. 다만 협상을 위해서는 추가 공격이 중단되고 재침략이 없을 것이라는 보장이 필요하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인터뷰에서 “유엔 헌장에 규정된 자위권 행사가 종료되려면 그러한 공격이 다시 발생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며 “휴전이 이뤄진다면 침략은 재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6개월 뒤 다시 공격으로 이어질 휴전이라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 등을 공습해 12일간 전쟁이 이어진 뒤 휴전에 합의했지만 지난달 말 재차 공습이 발생한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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