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링스톤, 에이피메드 상대 17억 손배 승소

2026-03-10 13:00:07 게재

혈당스트립 생산라인 ‘하자’

법원 “장비대금 전액 반환”

혈당측정 스트립 생산라인 장비를 둘러싼 분쟁에서 법원이 장비 하자를 인정하고 공급업체에게 장비대금 전액 반환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자동화 생산라인의 일부 공정에서 발생한 반복적인 결함으로 인해 전체 생산 목적을 달성할 수 없었다고 판단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46부(김형철 부장판사)는 지난달 11일 생화학진단 전문업체 ‘롤링스톤’이 의료기기 장비업체 ‘에이피메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7억490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번 사건은 혈당측정 스트립을 생산하기 위한 자동화 장비 공급 계약을 둘러싸고 발생했다. 롤링스톤은 2019년 알제리 현지 기업과 혈당측정기 및 스트립 제품 유통·생산 관련 계약을 체결한 뒤 이를 이행하기 위해 2020년 에이피메드와 혈당스트립 생산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장비 공급 대금은 15억9000만원으로, 롤링스톤은 선금·계약금·중도금·잔금을 포함해 총 17억4900만원을 지급했다.

해당 장비는 혈당측정 스트립을 자동으로 생산하는 설비로, 원재료 시트 가공부터 절단·포장에 이르기까지 약 10단계 공정을 거치는 생산라인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장비 설치 이후 반복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롤링스톤은 장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시험생산조차 완료되지 못했다며 계약 해제를 주장했고, 에이피메드는 일부 문제는 현지 설치 환경에 따른 세부 조정 또는 최적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장비 하자가 아니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사건 장비에 실제로 구조적 결함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생산 공정 중 바코드 인쇄 및 친수처리를 담당하는 장비, 스트립 1차 절단장비, 개별 스트립 절단장비 등 주요 설비에서 반복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1차 절단장비에서는 슬리팅 과정에서 절단이 평행하게 이뤄지지 않아 약 20~30%의 불량이 발생했고, 개별 절단장비에서는 시트를 잡는 장치가 정상 작동하지 않아 스트립 절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문제가 확인됐다. 또한 바코드 인쇄 위치가 일정하지 않아 검사 공정에서 인식률이 떨어지는 문제도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이 사건 장비에는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스트립 제조기계로 요구되는 성능을 갖추지 못한 하자가 존재한다”며 “설치 이후 상당 기간이 지났음에도 시험생산이 완료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면 계약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또 일부 장비에는 문제가 없다는 피고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생산라인은 여러 공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자동화 설비로, 어느 한 단계에서라도 장애가 발생하면 최종 제품 생산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계약 해제 절차와 관련해 피고는 롤링스톤이 계약상 요구되는 ‘이행 최고’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장비 설치 이후 약 1년 6개월 동안 하자 보수 요청이 반복됐고 그럼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기간이 경과해 해제권이 발생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가 계약 중단 이후 다른 업체를 통해 장비 수리 가능성을 검토한 사정만으로 계약 해제가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며 롤링스톤의 계약 해제가 적법하다고 보고, 에이피메드가 지급받은 장비대금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에이피메드측은 1심 판결에 불복 항소한 상황이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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