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골목상권 상생이 관건
당정 사실상 허용 가닥잡아
소상공인단체 ‘철회’ 요구
중기부 상권 상생방안 고심
대형마트에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분위기다. 소상공인들의 반대에도 당정은 이미 허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듯하다. 고민은 ‘지역상권과 상생’에 맞춰졌다. 소상공인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중앙회 등 소상공인 단체들은 10일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법안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은 골목상권에 대한 사형선고”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소상공인 업계는 대형마트 규제를 ‘경제민주화의 상징’으로 여긴다.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 제도가 2018년 헌법재판소에서도 합헌 결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소상공인단체들은 “자본력과 물류망을 독점한 대기업에 새벽배송 권한까지 주는 것은 공정한 경쟁이 아니라”면서 “대기업 독과점이 심화되면 소비자 선택권과 가격결정권마저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요구사항으로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방침 즉각 철회 △식자재마트를 포함한 유통산업발전법의 실질적 강화 △소상공인 자생력 확보를 위한 실질적 지원책 마련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허용은 사실로 되고 있다. 당정은 허용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달 고위당정협의에서 공식 추진키로 정했다.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의 새벽배송 허용을 담고 있다.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은 쿠팡의 새벽배송 독점구조를 깨기 위해 선택한 방안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9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과 관련해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쿠팡 등) 사회적물의를 일으킨 기업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에 소상공인들은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라며 비난했다.
최근에는 ‘신선식품’으로 관심이 옮겨간 상황이다. 여당에서 신선식품을 새벽배송 품목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이 있어서다.
대형마트는 신선식품 제외에 반발한다. 대형마트 매출에서 신선식품 비중은 통상 40% 수준이다. e커머스업체의 새벽배송 물량에서도 신선식품은 30~50%를 차지한다. 신선식품은 유통에서 제외될 수 없는 품목인 셈이다.
갈등해소 방법은 ‘상생’에 있다. 김 장관도 국회에서 “영세상인들과의 상생이 명확하지 않으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상생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중기부 고위관계자도 “새벽배송 허용은 골목상권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상생방안이 마련돼야 무난히 진행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상생방안에 회의적이다. 양측이 동의할 만한 대안 만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중기부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상공인 협동화와 대형마트 배송 연계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동일업종의 소형 가제를 엮어 규모화한 후 대형마트 온라인몰에 입점시켜 새벽배송을 활용하자는 의견이다. 현재 소형매장이 새벽배송에 맞는 가격과 품질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