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은 ‘연대’, 회장은 ‘가치 제도화’
윤호중·최태원 머리 맞대고
저성장·지역소멸 해법 모색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연대와 공동체’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사회적 가치의 제도화’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성장의 돌파구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장용석 연세대 교수의 질문에 장관과 대기업 총수가 내놓은 답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저성장과 지역 소멸, 양극화 해법을 놓고 같은 문제의식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행정안전부는 윤 장관이 10일 서울 한국고등교육재단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가치와 성장 포럼’에 참석해 최 회장 등과 성장 전략을 주제로 대담을 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성장의 한계를 먼저 짚었다. 그는 “대한민국은 엄청난 성장을 이뤘지만 그 성과가 삶의 질과 행복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했다”며 “예산과 투자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영역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사회적 가치와 연대를 고민하게 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기존 성장 모델의 한계를 보다 직접적으로 진단했다. 그는 “수출 주도형 성장 모델이 더 이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GDP 성장만으로는 양극화와 사회적 비용 증가를 감당할 수 없고, 사회문제를 풀어 비용을 줄이는 새로운 성장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각자 생각하는 해법도 제시했다. 윤 장관이 사람과 공동체의 회복, 지역 기반의 연대를 강조했다면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보상하는 제도 설계를 강조했다.
최 회장은 SK가 2015년부터 추진해 온 사회성과인센티브(SPC) 실험을 소개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기업과 조직의 성과를 계량화해 인센티브로 보상하는 방식이다. 그는 “사회적 가치는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경영의 문제”라며 “착함만으로는 부족하고, 사회적 성과를 재무적 언어로 연결해 더 많은 참여자를 끌어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정부의 역할을 ‘연결’로 정리했다. 그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회적경제 조직, 주민 참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연결하는 역할이 필요하다”며 “행안부가 그 연결의 역할을 맡아 지역에서부터 문제를 푸는 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후 전환과 통합돌봄을 사회연대경제가 역할을 할 수 있는 대표 영역으로 제시했다. 윤 장관은 “햇빛소득마을이나 지역 통합돌봄은 공무원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주민 참여와 공동체, 사회연대경제가 결합해야 풀 수 있는 과제”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가 성장의 주변이 아니라 중심이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성장하더라도 사회문제를 풀지 못하면 그 비용이 다시 성장을 막는다”며 “사회적 가치와 환경 가치를 함께 반영하는 새로운 성장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이번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지역과 현장을 기반으로 한 사회연대경제 활성화 정책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윤 장관은 “앞으로의 성장은 사람과 공동체, 연대와 협력을 중심으로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가치가 함께 가는 성장이어야 한다”며 “사회연대경제를 새로운 성장의 축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