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달리는 ‘러닝족’ 잡아라

2026-03-11 13:00:02 게재

편의점 백화점도 가세

서촌 카페 등 ‘러닝 성지’ 형성

도심 러닝 인구가 빠르게 늘면서 유통업계가 러너를 겨냥한 공간과 상품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편의점과 백화점은 물론 스포츠 브랜드와 카페까지 러닝 관련 공간을 조성하며 소비자 접점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가 운영하는 한강르네상스여의도3호점에는 에너지젤 단백질 음료 보호대 스포츠 의류 등 러닝족을 위한 별도 공간을 마련했다. 이 점포는 러너를 위한 편의시설과 상품 체험 공간을 결합한 ‘러닝 스테이션’ 콘셉트 편의점이다.

매장 1층에는 러닝 전후 이용할 수 있는 무인 물품보관함과 러닝 관련 상품을 모은 전문 코너가 마련됐다.

CU 한강르네상스여의도3호점에서 러닝족들이 특화된 공간에서 달리기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CU 제공

에너지젤과 비타민을 모은 ‘부스트업’ 무릎 보호대와 테이핑 제품을 모은 ‘세이프런’ 일회용 타월과 자외선차단제를 갖춘 ‘퀵케어’ 등 러닝 상황별로 상품을 구분했다. 단백질 음료와 단백질바 등 러닝 이후 섭취 수요가 높은 식음료도 집중 배치했다.

2층에는 탈의실과 파우더룸 휴식 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러닝 인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과 웨어러블 스포츠 장비 체험 공간도 운영된다. 러닝 플랫폼 ‘런데이’와 연계한 프로그램 참여도 가능하다.

CU는 올해 초 여의도 반포 잠실 등 한강 인근 점포에서 러닝공간을 시범 운영했다. 물품보관함과 탈의실을 설치한 이후 러너 방문이 늘면서 음료 간편식 라면 등 관련 상품 매출이 20% 이상 증가했다. 회사 측은 향후 한강공원 인근 점포 18곳까지 러닝공간을 확대할 계획이다.

러닝 수요 확대는 백화점 유통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러닝 특화 공간 ‘더현대 러닝 클럽’(TRC)을 선보일 예정이다. 러닝 관련 브랜드를 한곳에 모아 상품 판매뿐 아니라 러닝 커뮤니티 기능까지 결합한 공간으로 운영한다.

이곳에는 러닝 아이웨어 브랜드 라이다 러닝웨어 브랜드 칼렉 러닝 모자 브랜드 씨엘르 등 전문 브랜드가 입점한다. 한섬의 스포츠 전문관 ‘EQL 퍼포먼스 클럽’도 백화점 단독 매장을 열고 호카 브룩스 등 글로벌 러닝 브랜드 30여 개를 선보인다. 스마트워치 브랜드 가민도 함께 입점한다.

롯데백화점 잠실 롯데월드몰 역시 러닝 체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스포츠 매장에서는 발 모양을 분석해 러닝화를 추천하는 ‘풋스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웨어 브랜드 매장에는 러닝화를 찾는 고객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패션 플랫폼도 러닝 시장 공략에 나섰다. 무신사는 홍대에 신발 전문 편집숍 ‘무신사 킥스’를 열고 매장 1층 전체를 러닝 특화 공간으로 구성했다. 러닝화와 러닝 의류 중심의 상품 구성을 강화했다.

도심 곳곳에서는 러너들이 모이는 이른바 ‘러닝 거점’도 형성되고 있다. 서울 종로구 북촌에 위치한 뉴발란스 ‘북촌 런허브’ 매장은 러닝화와 장비를 대여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방문객은 러닝화와 러닝벨트 등을 대여해 북촌과 경복궁 일대 러닝 코스를 체험할 수 있다.

서촌의 카페 ‘카멜커피’도 러너들이 자주 찾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경복궁과 북악산 인근 코스를 달린 뒤 커피를 즐기는 러너들이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러닝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러닝 열풍은 스포츠 브랜드 전략에도 반영되고 있다.

국내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는 올해 봄·여름 시즌을 기점으로 브랜드 전략을 재정비했다. 러닝을 핵심 상품군으로 설정하고 제품 라인을 러닝 스포츠스타일 헤리티지 스포츠 등 네가지로 재편했다.

업계에서는 러닝이 단순한 운동을 넘어 도심 라이프스타일 문화로 확산되면서 관련 소비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러닝화와 의류는 물론 영양 보충 식품 체험 프로그램 커뮤니티 공간 등 다양한 소비가 동시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러닝 인구 증가로 편의점 백화점 스포츠 브랜드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이 러너를 겨냥한 공간과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며 “도심 러닝 문화가 확산되면서 관련 소비 시장도 계속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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