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중동 상황 ‘일일 점검’ 체제…위기대응 ‘추경’ 공식화

2026-03-11 13:00:02 게재

글로벌시장·에너지·체류국민 대응책 등 매일 보고

이 대통령 “조기 추경해야 할 상황” … 재정 카드 꺼내

구윤철 부총리에게 질문하는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중동 정세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응하기 위해 청와대 차원의 상시 대응 체제 가동에 나섰다. 중동발 위기 극복을 위한 조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필요성을 언급하며 재정 투입 카드도 꺼내들었다.

11일 청와대에 따르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이른 오전에 열리는 일일 현안 점검 회의에서 중동 상황을 첫 안건으로 매일 점검하고 있다.

국가안보실이 중동 상황과 관련한 군사·외교 동향 전반을, 경제성장수석실은 국제 유가와 가스 등 에너지 시장 변동 상황을 보고하며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 외 사회수석실은 중동 체류 국민의 귀국 지원 상황을 점검하는 등 각 수석실이 분야별 대응 현황을 공유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된 이후 청와대는 즉시 대처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청와대는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조정회의’를 열어 중동 정세를 평가하는 한편 국민들의 안전 상황을 점검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후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중에도 관련 보고를 수시로 받으며 김민석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한 비상 대응 체제를 유지하도록 주문했다.

순방에서 귀국한 이후 이 대통령은 직접 대응 회의를 주재하고 나섰다. 귀국 다음 날인 5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금융시장과 유가 상승 대응 방안을 논의하며 100조원 규모의 시장 안정 조치 신속 가동을 지시했다.

9일에는 중동 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향후 전개 양상을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는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일 국무회의에서는 재정 대응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하며 대응 수위를 높였다. 이 대통령은 “조기에 추경을 해야 할 상황 같다”며 “유류비 상승으로 화물 운송과 택배, 배달, 농가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분야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류세 인하와 함께 취약계층에 대한 직접 지원 방안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유류세 인하 폭과 취약계층 지원 규모는 물가 영향을 고려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추경 재원을 초과 세수에서 마련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중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업황 개선과 주식시장 활성화로 세수가 증가하고 있어 적절한 규모라면 국채 발행 없이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약 10조~20조원 수준의 추경 규모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중동 정세 장기화시에는 재정 투입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국채 발행 가능성이 다시 제기될 수도 있다.

실제 추경 편성 시점은 정부안 마련과 국회 심의 절차 등을 고려할 때 ‘벚꽃 추경’이 유력시된다. 이 경우 6월 지방선거 직전이라는 점에서 야권의 반발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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