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끝낼 시점 놓고 ‘동상3몽’

2026-03-12 13:00:06 게재

트럼프 “내가 원하면 전쟁 끝”…이스라엘 “시간제한 없다”·이란 “장기 소모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켄터키주 헤브런의 물류기업 버스트 로지스틱스를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란 전쟁의 종전 방식과 시점을 두고 미국·이스라엘·이란이 서로 다른 메시지를 내놓으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가 끝내고 싶을 때 언제든 (전쟁이) 끝날 것”이라며 조기 종전을 시사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시간 제한 없는 작전을 강조했고, 이란은 장기 소모전을 경고하며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쟁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며 “내가 끝내고 싶을 때 언제든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상 공격할 표적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며 “원래 최대 6주 정도를 예상했지만 일정표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을 떠나 오하이오주로 향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 상황을 언급하며 “하룻밤 사이에 기뢰부설함 대부분을 제거했다”며 “약 59~60척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의 해군은 거의 사라졌다”며 “석유 회사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 중부사령부가 전날 제거했다고 밝힌 기뢰부설 함정은 16척이라는 외신 보도도 있어 트럼프의 발언은 실제보다 과장됐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군사력의 사실상 붕괴를 주장했다. 그는 “이란은 해군을 잃었고 공군도 잃었으며 대공 방어 장비도 거의 없다”며 “레이더도 없고 지도부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제거 대상인 특정 목표물을 일부 남겨두고 있는데 오늘 오후에도 제거할 수 있다”며 “한 시간 안에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그들은 사실상 다시 나라를 재건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개시한 대이란 군사작전 ‘장대한 분노(Epic Fury)’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행사에서도 “우리는 이란 지도부를 두 차례 쓰러뜨렸다”며 “해군과 모든 형태의 군대를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다만 하메네이 제거 외에 또 다른 지도부 공격이 있었는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또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 “지금까지 28척의 기뢰부설용 함선을 공격했다”고 말해 앞선 발언과 다른 수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전쟁의 인도적 피해와 관련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개전 초기 최소 175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이란 초등학교 오폭 사건이 미군 공격 때문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그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건재한 상황에서도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작전 지속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이날 군 수뇌부 회의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의 작전은 모든 목표를 달성하고 승리를 거둘 때까지 필요한 만큼 계속될 것”이라며 시간 제한 없는 군사작전을 강조했다.

이란도 맞대응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고문 알리 파다비는 국영 TV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장기적인 소모전에 휘말릴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그 전쟁은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군 통합사령부인 카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의 에브라임 졸파가리 대변인도 국영방송에서 “도박사 트럼프, 당신이 전쟁을 시작했을지 몰라도 전쟁을 끝내는 것은 우리”라고 주장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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