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충남대전 통합 출구전략 못찾는 여야
민주, 2028년 통합론 만지작
국힘, 두곳 의견 갈려 무기력
12일 대구경북·충남대전 행정통합 특별법의 국회 처리가 무산되면서 정치권이 새로운 해법을 찾지 못한 채 교착 상태에 빠졌다. 국민의힘은 통합 추진 동력을 이어갈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한 상황이고, 더불어민주당은 두 지역 분리 처리 문제를 두고 내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여야 모두 ‘4월 처리 가능성’을 거론하며 협상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역시 뚜렷한 출구전략을 찾지 못한 상황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부에서는 대구경북·충남대전 행정통합을 당장 처리하기보다 장기적 해법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충남대전 통합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지방선거 이후 일정에 맞춰 다시 추진하는 ‘2028년 통합론’이 대표적이다. 실제 지역 정치권에서도 행정통합 무산 가능성을 전제로 2028년 통합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박범계 의원이 공개적으로 제안했고, 장종태 의원이 동조하고 나섰다. 박정현 의원도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들에게 임기 2년 단축을 제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대구경북과 충남대전 통합을 분리 처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일부에서는 대구경북 단독 처리를 현실적인 해법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지도부는 여전히 두 지역 병행 처리를 기본 입장으로 유지하고 있다. 특정 권역만 행정통합을 허용할 경우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상황이 더 복잡하다. 당내에서는 대구경북 통합에 대해서는 대체로 찬성 기류가 강하지만 충남대전 통합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충남대전 통합 법안을 두고는 “재정 지원과 권한 이양이 담보되지 않은 껍데기 통합”이라는 비판도 계속 제기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이 뚜렷한 협상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구경북 정치권은 통합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충남대전 지역에서는 법안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강하다. 두 지역 입장이 정반대로 갈리면서 당 차원의 정리된 전략을 찾지 못한 상태다.
결국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에 가까워졌다. 여야 협상 구도가 민주당이 제시한 조건을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민주당이 시간표를 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정치권은 행정통합 논의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는 점에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 일정상 4월 중순, 즉 선거구 획정 전까지 통합 여부가 결정되면 지방선거 준비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여야 모두 ‘4월 처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대구경북과 충남대전 통합 분리 처리도 여전히 살아있는 카드다.
결국 행정통합 논의는 당장 결론을 내기보다는 정치권 협상과 지역 여론의 흐름 속에서 다시 방향을 찾게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통합 추진 여부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길어질 경우 지역 주민들의 피로감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지방정부 관계자는 “행정통합의 목적은 주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인데 논의의 중심에 주민은 없고 정치적 계산만 남은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