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윤’ 개헌안, 국민의힘 분열 키우나
한동훈계 등 동조 가능성 제기
‘개헌특위’ 구성, 첫 관문 주목
우원식 국회의장이 ‘최소 수준의 개헌안’을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내놓고 국민의힘 설득에 나섰다. 우 의장은 ‘비상계엄의 국회 사전승인권’ 조항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대척점에 있는 한동훈계 등 비주류 의원들이 개헌 찬성쪽으로 움직일지 주목된다.
12일 우 의장은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불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갖고 신속한 개헌특위 구성을 주문했다. 우 의장은 지난 10일, 합의 가능한 개헌안을 다음 달 7일까지 발의하기 위해서는 이달 17일까지 개헌특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일정표를 제시했다. 우 의장이 내놓은 ‘최소 수준의 개헌안’에는 5.18 민주주의 정신의 헌법 전문 반영, 비상계엄에 대한 국회 사전승인권 부여, 지역분권 문구 삽입 등 3가지가 들어가 있다.
이 중에서 우 의장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개헌이 ‘윤석열 절연의 실천’이라는 점에 방점을 두고 국민의힘을 자극하고 있다.
그는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 의원들 안에서도 분명하게 불법 비상계엄에 처음부터 반대하신 분들도 계셨고, 또 여러 가지 이유로 해서 겉으로 잘 표현을 못 했지만 (비상계엄) 그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의원들도 꽤 계시다”며 “사과를 분명하게 하고 싶다고 생각한 분들도 계시고, 잘못됐다는 걸 확실하게 하시고 싶은 의원들도 계시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어 “불법 비상계엄을 다시는 하지 못하게, 꿈도 못 꾸게 하는 개헌에 참여함으로 해서 그런 뜻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 의원들도 분명 계시다고 생각하고, 제가 만나본 의원들 중에도 그렇게 얘기하는 분들이 계신다”고도 했다.
우 의장은 민주당, 조국혁신당뿐만 아니라 개혁신당으로부터도 ‘우원식 개헌안’에 대한 찬성 입장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앞으로는 국민의힘 설득에 주력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날 ‘동시 국민투표’를 선거 전략으로 해석하고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송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개헌이라는 국가적 의제가 자칫 지방선거 프레임에 악용될 우려도 있다”며 “국민의힘은 이런 식의 선거용 개헌 정치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우 의장의 행보가 국민 여론을 자극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이 반대할 경우 개헌특위를 민주당 단독으로 ‘개문발차’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우 의장은 “지금은 개헌특위를 구성하려고 노력하는 단계”라며 “만약에 (개헌특위가) 구성이 안 되면 그다음에 어떻게 할지는 그때 가서 생각하겠다”고 했다.
개헌안이 국민투표에 부쳐지려면 재적 국회의원 3분의 2의 찬성을 받아야 한다. 현재 국회의원 수는 296명으로 199표가 필요한 셈이다. 국민의힘 의원은 107명이다. 우 의장으로서는 8표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동훈계 등 비주류나 ‘윤석열 절연파’들의 최근 ‘반 장동혁’ 행보를 고려하면 집단적으로 ‘개헌 찬성’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12.3 비상계엄에 대한 국회 해체 표결 때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은 18명이었다.
우 의장 개헌안 설정 과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비상계엄에 대한 국회 사전승인권을 넣는 것은 국민의힘 내부의 찬성과 반대파들의 의견 대립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호남의 5.18 민주화 운동과 함께 영남의 부마항쟁도 헌법 전문에 포함하는 방안도 논의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데, 이럴 경우에도 보수진영의 찬반 양론이 펼쳐지면서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독자적으로 개헌 찬성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