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에 원유 ETF 수익률 상위권

2026-03-13 13:00:03 게재

‘에너지 다변화’ 목소리도 커져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 위기로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원유와 가스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최근 1주일간 국내 증시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원유·가스 관련 ETF였다. 13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전날 종가기준 ‘TIGER 원유선물인핸스드(H)’가 22.09%로 1위를 차지했으며, ‘KODEX WTI원유선물(H)’이 21.59%로 그 뒤를 바짝 쫓았다. 다음으로는 라이즈 미국S&P500원유생산기업(합성 H)이 4.06%로 3위를 기록했다. 키움 미국원유에너지기업이 2.73%로 4위, 라이즈 미국천연가스밸류체인이 2.05%로 5위를 기록하는 등 원유·가스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 수익률이 두드러졌다.

미국 에너지 기업에 실물 투자하는 상품의 성장세도 눈부시다. ‘키움 미국원유에너지기업 ETF’의 순자산은 지난해 말 77억원에서 현재 528억원으로 약 7배 급증했다. 특히 이란 리스크가 본격화된 이달 들어서만 27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렸다. 해당 ETF는 엑슨모빌(20.79%), 셰브런(14.17%) 등 글로벌 석유 공룡들을 높은 비중으로 담고 있어, 유가 상승에 따른 기업 이익 개선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투자 열풍의 배경에는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지난11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역대 최대 규모의 전략 비축유 방출 계획을 내놨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에 국제 유가는 상승했다.

유가 급등세가 지속되자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에너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현재 한국은 원유 수입 물량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에 매우 취약한 구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불안정 요소가 큰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재생에너지로의 대대적인 전환과 산업·에너지 분야에서의 ‘과감한 사고의 전환’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정비 중인 원자력발전소의 적기 재가동을 추진하는 등 에너지원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 상승 국면에서는 원전 및 재생에너지 등 대안 에너지가 상대적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한국 원전 기업들은 건설 분야에도 강점이 있어 중동 분쟁 마무리 후 재건 수주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유가 변동성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선물’보다는 ‘실물형 ETF’에 주목할 것을 조언한다. 오동준 키움투자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실물형 ETF는 원유 가격뿐만 아니라 기업 실적과 배당(기초지수 평균 약 3.8%)이 동시에 반영되는 구조”라며 “파생상품이 아닌 주식 직접 투자 방식이라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는 단기적으로는 원유 관련 ETF의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의 체질을 원전과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바꾸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이형재 기자 hj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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