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208억 과징금’ 5년 공방
서울고법, 공정위 제재 재산정 적정성 내달 판결
80억원 깎였지만 … “여전히 과다” vs “감경 적용”
공정거래위원회가 HD현대중공업에 부과한 하도급법 위반 과징금을 둘러싼 행정소송이 5년여 만에 마지막 변론을 마치고 선고만을 남겨두게 됐다.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 공정위가 과징금을 다시 산정했지만 HD현대중공업이 여전히 과도하다며 추가 소송을 제기하면서 분쟁이 장기화한 것이다.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권순형 부장판사)는 12일 HD현대중공업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 소송의 변론을 종결하고 선고 기일을 오는 4월 30일로 지정했다.
사건은 공정위가 2020년 5월 HD현대중공업(당시 현대중공업)의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과 함께 20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시작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2015년 10월부터 2018년 9월까지 협력업체 202곳에서 선박·해양플랜트 제조 공사 4만여건을 위탁하면서 작업 시작 전 계약서를 발급하지 않거나 일률적인 방식으로 단가를 인하하는 등 부당하게 하도급 대금을 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HD현대중공업은 처분이 과도하다며 2020년 6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서울고법은 2024년 판결에서 하도급법 위반 사실 자체는 인정했지만 과징금 산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특히 2016년 7월 하도급 시행령 개정 이전 행위에 개정 기준을 적용한 것은 위법하다며 과징금 산정을 다시 하라고 판시했다. 이 판단은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법원 판결 취지를 반영해 과징금을 다시 산정, 127억3400만원으로 감액했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은 이 역시 많다며 지난해 8월 취소 소송을 다시 제기했다.
이날 변론에서 HD현대중공업측은 하도급 서면 미발급 위반의 경우는 조선업 특성상 작업 과정에서 추가 공사가 수시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측면이 있다면서 “실제 협력업체 피해가 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징금이 수주 금액 비율에 따라 정률방식으로 계산되면서 규모가 과도하게 커졌다고 지적했다. 회사측은 “판결 취지와 법령의 목적에 맞는 수준으로 과징금을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공정위측은 과징금 재산정 과정에서 법원이 지적한 사항을 모두 반영했다면서 최대 50% 감경 규정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측 변호인은 “재산정된 127억원 과징금은 판결 취지에 따른 적법한 처분으로, 유사 사례와 비교해도 과도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추가 증거 신청 여부를 확인한 뒤 변론을 종결했다. 재판부는 “제출된 자료를 토대로 사건을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