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시장도 실용주의…브랜드보다 효능감
‘성분·효능 소비’ 급증
아마존·올영 판매 분석
ODM ‘소재 기술’ 경쟁
화장품 소비기준이 브랜드 인지도에서 성분·효능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시장에도 실용주의 바람이 불고 있는 셈이다.
16일 화장품 브랜드 육성 전문기업 케이글로잉이 발표한 ‘2025년 아마존 프라임데이’ 화장품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제품 선택과정에 효능과 원료 정보를 이전보다 더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마존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유명 브랜드 제품명보다 엑소좀 펩타이드 등 첨단 바이오테크 성분과 히알루론산 콜라겐 세라마이드 등 검증된 기능성 성분이 검색량(구매) 상위권을 차지했다.
덩달아 해당 성분을 적용한 제품이 많은 검색량을 기록해 성분 중심 소비 트렌드를 반영했다.
실제 피부 재생과 탄력 개선 효과로 주목받는 엑소좀 성분의 경우 아마존 내 검색량이 전년 대비 108% 증가했다. 엑소좀 세럼 검색량은 177%, 엑소좀 페이스 관련 제품은 817% 급증했다. 저자극 성분과 기능성 원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성분 경쟁력이 브랜드 선택 때 주요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올리브영 등 H&B 스토어 업계에 따르면 아비브와 배우 고현정이 선보인 스킨케어 브랜드 코이 등 특정 기능성 원료를 강조한 인디(독립) 브랜드 제품이 유명 브랜드와 경쟁하며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르는 사례가 늘고 있다. 더불어 소비자가 직접 성분을 비교하고 분석하는 소비 방식도 확산하고 있다.
실용주의 바람은 화장품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 ODM 기업은 브랜드가 기획한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 역할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소재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브랜드와 공동으로 제품을 기획하는 ‘전략 파트너’로 역할이 확대되는 추세다.
ODM 기업들은 독자 원료 개발과 기능성 임상 데이터 확보, 글로벌 규제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데 적극 투자하며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소재 기술이 단순 생산을 넘어 가격 협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시장을 확장하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한다.
예컨대 국내 화장품 ODM·OEM(주문자 상표 부착생산) 기업 ‘이미인’ 역시 소재와 제형을 함께 설계하는 연구 기반 개발 체계를 갖춰 사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인은 5000여건 이상 처방 데이터와 다양한 원단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제품 콘셉트에 맞는 소재와 제형을 함께 설계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미인 측은 “ K뷰티 경쟁력은 브랜드 인지도나 마케팅보다 차별화한 소재기술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소재 기술을 확보한 ODM 기업의 역할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