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래블센터, 새로운 유통 플랫폼으로 부상
주유소에서 PB상품도 판매
코트라 “한국기업 진출 기회”
미국에서 주유소와 편의점이 결합된 ‘트래블센터'(Travel Center)가 단순한 휴게소를 넘어 복합 유통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자동차 여행이 많은 미국 특성상 고속도로 거점에 위치한 트래블센터가 식품과 생활용품 판매까지 확대하면서 새로운 소비채널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코트라 애틀란타무역관에 따르면 2026년 기준 미국에는 주유소와 편의점이 결합된 트래블센터가 약 12만2620개에(전미편의점협회 기준) 달한다.
이들 매장은 간편식과 생활용품 판매를 확대하며 기존 대형 식료품점이 차지하던 일부 소비시장을 흡수해 나가고 있다.
전기차 보급 확대도 이러한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기차 충전시간이 길어지면서 고객 체류 시간이 늘어나고 쇼핑과 식사 매출 비중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남부지역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트래블센터 기업은 버키스(Buc-ee’s)다.
1980년대 텍사스지역에서 출발한 버키스는 대형 편의점과 식당, 기념품 판매가 결합된 복합 유통 매장이다. 대부분 매장이 100개 이상의 주유기를 갖추고 있으며 매장 규모도 일반 주유소 편의점보다 수십 배에 달한다.
버키스는 자체 브랜드(PB) 상품 전략을 통해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마스코트 캐릭터를 활용한 스낵과 육포, 브리스킷 등 자체 브랜드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관광지처럼 특정 매장을 찾아 방문하기도 한다. 현재 버키스는 미국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5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별로 다양한 트래블센터 브랜드도 성장하고 있다. 동부지역에서는 와와(Wawa)와 쉬츠(Sheetz)가 대표적인 체인으로 꼽힌다.
와와는 신선식품 중심의 메뉴를 강화해 매출의 약 65%가 식품에서 발생할 정도로 강력한 식품판매 구조를 구축했다.
쉬츠는 주문 즉시 조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중서부 지역에서는 퀵 트립(Kwik Trip)이 자체 농장과 유제품 가공공장을 운영하는 수직계열화 전략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남서부 지역에서는 러브즈(Love’s)가 전국 물류망을 기반으로 트럭운송 서비스와 편의점 사업을 결합한 형태로 성장하고 있다.
애틀란타무역관은 “미국의 일부 트래블센터는 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팬덤을 형성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주문자상표 부착생산(OEM) 및 ODM 제조기업에게 미국 유통기업의 파트너로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특히 간편식 중심 소비 환경을 고려할 때 김 스낵이나 컵 형태의 분식류, 견과류 등 K-푸드 스낵 제품은 트래블센터 유통망에 적합한 품목”이라며 “미국 소비자 사이에서 건강식 선호가 증가하면서 저당·식물성·고단백 식품 등 기능성 제품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