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쇼크, 왜소해지는 일본 자동차주의 미래는

2026-03-17 13:00:09 게재

6조원대 적자 예상에 주가 급락 시총 40위권 밖 밀려나

자동차주 시총 규모 6%대 중반…은행·종합상사 밑돌아

일본을 대표하는 산업인 자동차 관련 주가가 연일 급락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가여전히 도쿄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를 지키고 있지만 혼다와 닛산의 추락으로 시가총액에서도 다른 업종에 밀리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주요 투신사들이 혼다자동차 주식을 내다 팔기 시작했다. 최근 역대 최대의 적자를 기록한 혼다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3일 도쿄증시에서 혼다는 개장과 함께 하락하기 시작해 장중 전날보다 7% 하락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다.

코몬즈투신은 일본에서 장기투자로 정평이 난 ‘코몬즈30펀드’를 운영하면서 2009년 설정 때부터 혼다에 장기투자해왔다. 하지만 올해 1월 보유한 혼다 주식을 전량 매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이 테츠로 대표는 “혼다가 부활하기를 바라지만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며 “막대한 적자의 원인은 기업지배구조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계 가치투자 자산운용사인 ‘도지앤콕스’도 자사가 운용하는 펀드에서 혼다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이에 앞서 혼다는 지난 12일 2026년 3월기(2025년 4월~2026년 3월) 결산 추정치가 역대 최대인 6900억엔(약 6조5000억원) 가량 적자를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초 예상했던 3000억엔 흑자 전망에서 급변한 수치다. 로이터통신은 “혼다가 북미에서 생산하기로 한 전기자동차(EV) 3개 차종의 개발을 중지하면서 손실 처리했다”고 전했다.

혼다 주가는 충격적인 실적 전망으로 큰폭의 하락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13일(-7%)에 이어 16일에도 1.72%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6조1000억엔(약 60조원) 안팎으로 도쿄증시에서 4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혼다의 주가 하락으로 자동차 관련 주식의 존재감은 갈수록 왜소해지고 있다. 도쿄증시주가지수(TOPIX)에서 자동차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6%대 중반까지 하락해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일본을 대표하는 전기·전자업종과 은행업종, 종합상사 등이 포함된 도매업 시가총액을 밑돌았다.

자동차주에 대한 장기투자가 매력을 잃은 것은 완성차 업체의 수익성이 환율 등 외부환경에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나 관세 문제 등 정책이슈에도 변동성이 심하다.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 업체의 추격도 일본 완성차 업체의 미래에 부정적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12일 미국 텍사스주 샌 마르코스에 있는 혼다 대리점 전경. AFP=연합뉴스

일본 완성차 업체를 대표하는 도요타자동차의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28년 10%대로 미국 빅테크 등의 20% 수준에 크게 못미친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일본 자동차주를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넘는 도요타와 스즈키를 보면 자동차주의 부활도 가능하다는 낙관론도 있다.

프랑스계 자산운용사 컴제스트어셋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일본 자동차주에 대해 신중한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지만 10년 이상 보유하고 있는 스즈키는 예외다”라며 “인도 경제의 성장으로 (현지에서 보여주는) 스즈키의 경영전략에 신뢰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도요타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ROE를 2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도 있다. 계열사간 상호 주식보유를 해소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시장은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니시다 타쿠미 ‘어셋매니지먼트ONE’의 펀드매니저는 “소프트웨어 개발 등 자동차 이외의 사업에서 성장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도요타의 미래 사업에 대한 다음 한수를 기대한다는 의미다.

일시적으로 존재감을 상실한 자동차 주식이지만 여전히 일본주식의 ‘얼굴’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덴소 등 글로벌 자동차부품사는 지금도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어 투자자들도 무시하기 어렵다”며 “도요타와 스즈키가 자동차주 복권의 길을 보여줄지 여부는 일본 주식시장 전반의 앞날을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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