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 GTC 참가…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 경쟁

2026-03-17 13:00:05 게재

삼성전자, HBM4E 칩과 베이스 다이 최초 공개 … SK하이닉스, 엔비디아 협업제품 등 AI메모리 풀 라인업 전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리더십을 놓고 치열하게 맞붙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우위를 바탕으로 앞서나가고 있는 SK하이닉스를 삼성전자가 맹렬히 따라잡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개막한 GTC(GPU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 참가해 AI 메모리 신제품을 선보였다고 17일 밝혔다. GTC는 엔비디아(NVIDIA)가 진행하는 글로벌 AI 콘퍼런스다. 전 세계 주요 기업과 개발자들이 참여해 AI와 가속 컴퓨팅 분야 최신 기술과 산업 방향성을 공유한다.

삼성전자가 16일(현지시간) 미국 GTC에서 공개한 HBM4E 실물 칩과 코어 다이 웨이퍼. 사진 삼성전자 제공

◆젠슨 황, 삼성전자의 LPU 칩 제조 공개 = 우선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HBM4E 실물 칩을 최초 공개했다. HBM4E는 올해 하반기 엔비디아가 출시하는 최신 GPU에 들어가는 HBM4 후속제품이다.

올 하반기 샘플 출하를 목표로 하는 HBM4E는 핀당 16기가비피에스(Gbps, 초당 기가비트) 전송속도와 4테라바이트(TB/s, 초당 테라바이트) 대역폭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달 양산 출하를 개시한 최신작 6세대 HBM4의 13Gbps 전송속도와 3.3TB/s 대역폭을 뛰어넘는 수치다.

삼성전자는 HBM4의 양산을 통해 축적한 1c(10나노급 6세대) D램 공정 기반 기술 경쟁력과 삼성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4나노미터(㎚) 베이스 다이(HBM을 만들 때 D램을 쌓아 올리는 기초 부품) 설계 역량을 바탕으로 HBM4E 개발을 가속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HBM4E의 성능에 대해 메모리와 자체 파운드리, 로직 설계, 첨단 패키징 기술 등 부문 내 모든 역량을 결집해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HBM4E을 공개하고 나선 것은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 등 경쟁사와의 격차를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GTC 부스 모습. 사진 삼성전자 제공

행사에서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최신 언어처리장치(LPU) 칩을 제조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GTC 기조연설에서 추론 전용 칩을 소개하면서 “삼성이 우리를 위해 ‘그록(Groq)3’ LPU 칩을 제조하고 있다”며 “지금 최대한 빠르게 생산을 늘리고 있다. 삼성에게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황 CEO는 해당 칩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베라 루빈’ 시스템에 탑재된다고 설명하면서 “올해 하반기, 아마 3분기께 출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록3 LPU는 엔비디아의 루빈 GPU와 역할을 나눠 추론 성능과 효율성을 높이는 칩이다.

황 CEO 발표에 따라 HBM 외에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기존 열압착접합(TCB)과 비교해 열 저항을 20% 개선하고 16단 이상 고적층도 지원하는 하이브리드구리접합(HCB) 패키징 기술도 공개했다.

◆최태원·곽노정 총출동 엔비디아 협력 과시 = SK하이닉스는 이번 GTC에 최태원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이 총출동해 엔비디아와 끈끈한 협력관계를 과시했다. 특히 엔비디아와 협업을 통해 개발한 다양한 제품을 공개했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스포트라이트’를 주제로 전시 공간을 마련해 AI 메모리 기술과 설루션을 공개했다.

전시관은 △엔비디아 협업 존 △제품 포트폴리오 존 △이벤트 존 등으로 구성됐다. SK하이닉스는 관람객이 AI 메모리 기술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체험형 콘텐츠 중심으로 전시공간을 꾸렸다.

SK하이닉스 GTC 부스 모습. 사진 SK하이닉스 제공

전시장 입구에 위치한 협업 존은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간 협업 성과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전시의 핵심 공간이다. 회사는 이곳에서 HBM4와 HBM3E, SOCAMM2 등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제품들이 엔비디아의 다양한 AI 플랫폼에 실제 적용된 사례를 공개했다.

특히 엔비디와와 협업을 통해 만든 액체 냉각식 기업용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를 비롯해 회사의 LPDDR5X가 탑재된 엔비디아의 AI 슈퍼컴퓨터 ‘DGX Spark’도 함께 전시했다. 제품 포트폴리오 존에서는 AI 인프라의 핵심인 HBM4와 HBM3E를 비롯해, 고용량 서버용 D램 모듈과 LPDDR6 GDDR7 eSSD 등 AI 시대를 겨냥한 메모리 제품 라인업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이벤트 존에서 HBM 적층 구조를 모티브로 한 ‘HBM 16단 쌓기 게임’을 운영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번 GTC 기간 동안 글로벌 AI 산업 현장의 최신 흐름에 맞는 협력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다. 최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만나 AI 기술 발전과 인프라 구조 변화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중장기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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