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산불 1년, 복구 넘어 재건 본격화
지원금 89%, 특별법 시행
임시주택 아직 2236세대
경북·경남·울산 초대형 산불 발생 1년을 맞아 정부가 단순 복구를 넘어 재건 단계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이재민 생활 안정 지원과 공공시설 복구가 상당 부분 진행된 가운데 올해부터 ‘산불특별법’에 따른 피해 구제와 지역 재건 사업도 본격화됐다. 다만 임시조립주택 거주가 계속되고 있는 마을 단위 재생 사업은 장기 일정으로 추진되고 있어 주민들의 ‘완전한 일상 복귀’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1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5월 확정한 1조8800억원 규모 복구계획을 집행 중이다. 이 가운데 구호·주거 등 이재민 생활 안정 지원금은 총 4954억원 중 4409억원(89%)을 지급했다. 공공시설 복구는 전체 1031건 가운데 440건(42.7%)이 완료됐다. 임시조립주택 설치와 위험목 제거, 주택 철거, 폐기물 처리 등 긴급 복구는 대부분 마무리됐고 도로·마을기반조성·공공건물·환경기초시설 등은 연내 준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재민 주거 지원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은 총 3358세대, 5545명이다. 이 가운데 희망자 2531세대, 4354명에게 임시조립주택이 제공됐다. 이후 주택 신축·매입·임차 등을 통해 295세대, 531명이 퇴거하면서 현재 임시조립주택 거주자는 2236세대, 3823명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343세대, 671명은 주택 신축을 진행 중이어서 순차 퇴거가 예정돼 있다.
문제는 마을 전체가 소실된 지역이다. 잔여 세대 중 986세대는 마을기반 복구와 재생 사업이 마무리돼야 정착할 수 있다. 정부는 마을기반조성 17곳을 2026년, 마을 복구·재생 5곳을 2027년, 특별재생 2곳을 2029년 준공 목표로 추진 중이다. 집 지을 땅이 없거나 자금이 부족해 주택 신축이 어려운 세대에는 공공임대주택 입주 안내와 임시조립주택 거주 기간 연장 등 개별 대안을 병행하기로 했다.
현장 생활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지방정부는 임시조립주택 거주 세대를 대상으로 주 1~2회 방문과 유선 확인을 통해 생활 불편을 점검하고 있다. 겨울철 한파에 대비해 열선과 보온재를 보강했고 전기료도 40만원 지원했다. 산불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심리상담은 지난해 말 기준 2만3468건 진행됐고, 전문 치료가 필요한 주민 351명은 전문·의료기관과 연계해 관리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산불특별법 시행에 따라 피해 구제 범위도 넓힌다. 현재까지 추가 피해 신고는 3306건이 접수됐다. 정부는 1년간 신고 기간을 운영해 누락 없는 구제를 추진하고, 사실 확인과 조사, 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례별 지원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질병·부상 치료비의 본인부담금뿐 아니라 비급여 치료비, 의료보조기기 구입, 간병비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저소득 피해 주민에게는 최대 6개월 긴급생계비를 지원하고 아이돌봄 서비스도 2031년까지 우선 제공한다.
다만 지원금 집행과 긴급 복구가 상당 부분 진행됐어도 임시주택 거주와 마을 단위 재건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추가 피해 신고도 계속되고 있어 피해 구제 범위와 재건 속도를 얼마나 촘촘하게 관리하느냐가 남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단순 복구를 넘어 미래를 설계하는 재건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피해 주민이 일상으로 온전히 복귀할 때까지 세심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