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로 자금세탁 위험 커져…FIU, 전방위 검사 강화 나서

2026-03-18 13:00:01 게재

11개 검사수탁기관 올해 검사 강도 높여

중기부, 벤처투자사 첫 전문검사 실시

법인 실소유자 확인, 자금세탁방지 추진

중동사태로 지정학적 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적으로 자금세탁 위험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이 9200개 기관에 대한 검사 강화에 나섰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이란을 자금세탁 위험이 큰 ‘고위험 국가’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어 이미 국제적인 거래가 제한되고 있지만, 비공식·우회 거래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금의 출처 및 흐름에 대한 투명성이 저하되고 자금세탁방지(AML)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17일 ‘2026년 제1차 자금세탁방지 검사수탁기관 협의회’를 열고 검사 강화 방안을 밝혔다. FIU는 검사수탁 제도를 통해 각 업권 감독기관에 AML 점검을 위임해 관리하고 있으며 현재 11개 기관이 검사수탁기관의 역할을 맡고 있다.

FIU 관계자는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되면서 자금세탁과 관련된 위험이 국제적으로 커졌다”며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는 문제 의식이 내부적으로 있었고 그동안 소홀했던 부분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는 등 자금세탁 방지 노력을 전방위적으로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11개 검사수탁기관은 행정안전부, 중소벤처기업부, 관세청, 우정사업본부, 제주특별자치도청, 금융감독원, 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 중앙회 등이며, 검사대상 기관은 9200개가 넘는다.

◆새마을금고 업권 전체 점검 = FIU는 금감원의 기획·테마 검사를 확대해 초국경범죄 대응체계 적정성 점검을 하기로 했다. 동남아 소재 해외점포에 대한 AML 관리체계 점검 등 테마검사를 실시하고 사기이용계좌에 다수 관련되는 등 관리실태 취약 금융회사를 중점 검사할 예정이다.

행정안전부는 새마을금고중앙회 시스템 전반의 유효성 점검을 통해 새마을금고 업권 전체의 AML 제도 이행능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상호금융중앙회(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는 상품권을 이용한 자금세탁 의심거래에 대해 점검하고 의심거래보고율이 저조한 조합 등을 대상으로 전문검사를 실시하는 등 검사 내실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전문검사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에 대해서만 집중 확인하는 것을 말한다. 통상 다른 법위반 혐의에 대해 함께 진행하는 병행검사 보다 강도가 높다.

FIU는 검사 전반에 걸쳐 법인의 실소유자 확인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자금세탁은 통상 법인을 이용해 실제 돈의 주인을 숨기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FATF는 법인 실소유자 확인을 자금세탁방지시스템 평가의 핵심적인 요소로 보고 있다.

◆벤처투자사 자금출처 확인 강화 =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자금을 모아 운용하는 벤처투자사에 대한 검사도 올해 한층 강화된다. 자금 출처가 복잡하다는 점에서 실소유자 확인이 더 필요한 영역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벤처투자사의 실질적인 AML 체계 구축 확인을 위해 올해 전문검사를 처음으로 실시하는 등 AML 의무 준수 실태를 집중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앞으로 전문검사를 정례화해서 벤처투자업권의 AML 이행수준을 단계적으로 높여나갈 예정이다. FIU 관계자는 “모태펀드와 관련해 자금세탁방지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모태펀드를 기반으로 모범사례를 만들어서 전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세청은 AML에 취약한 자체 선정 고위험군 환전영업자에 검사 역할을 집중할 예정이다. 우정사업본부는 데이터 기반 위험평가 결과를 활용해 고위험 우체국에 검사 역량을 모으고, AML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단계별 성장 로드맵을 운영할 계획이다.

카지노가 많은 제주도의 경우 제주특별자치도청이 집중 검사를 벌일 예정이다. 전문모집인을 통해 카지노에 유입된 고객에 대한 점검 강화와 의심거래보고 실효성 등을 중점 점검할 예정이다.

◆현지 조치 줄이고 제재 강화 = 자금세탁방지 의무 위반 기관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FIU와 검사수탁기관은 제재 실효성 강화 차원에서 현지 조치 비중을 줄이고 특금법 위반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 제재와 과태료 부과 건의 등 실질적인 제재를 확대할 방침이다.

FIU 관계자는 “현장에서 이뤄지는 시정 요구를 넘어서서 앞으로 제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FIU는 업권별 지원 필요성, 수탁기관의 지원 수요, 자금세탁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호금융 3개 중앙회(농협·신협·산림조합), 행안부, 관세청, 중기부, 제주도청 등 7개 기관을 검사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상호금융중앙회의 단위조합 AML검사에 대해서는 2금융권 특성상 AML 체계가 미흡한 점을 고려해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중기부에는 검사기법 전수를 통한 검사 기반 구축을 계획 중이며, 관세청·제주도청과 카지노업권에 대한 공동 검사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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