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어 ‘암하라’ 메신저앱 침해”…구글 10억 손배 피소
아게르냐 “구글이 베껴” … 구글 “기각돼야”
글로벌 IT기업 구글이 국내 애플리케이션 기업으로부터 저작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62부(이현석 부장판사)는 17일 ‘아게르냐’(Agerigna)가 구글LLC를 상대로 제기한 10억원 손해배상 청구소송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아게르냐는 2012년 설립된 기업으로, 에티오피아 공식언어 암하라어를 기반으로 한 메신저앱을 내놨다. 메신저 서비스를 위해 한글학자를 동원해 암하라어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용 키보드를 먼저 개발했다. 6번 문자열에 위치한 자음을 터치하면 하나의 음절을 완성토록 하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이날 재판에서 원고측은 “13개월간 4억3000만원을 들여 메신저앱을 개발해 2019년 한국, 2024년 미국에 저작권을 등록했다”며 “하지만 피고측이 우리의 허락 없이 키보드앱의 핵심적 특징을 복제해 큰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원고측에 따르면 구글스토어에서 다운로드 500만횟수를 자랑하던 아게르냐 키보드앱은 구글이 비슷한 앱을 내놓은 이후 현재 300만횟수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구글측은 한국 법원에 국제관할권이 없기에 이 사건은 기각돼야 한다고 맞섰다. 구글측은 “한국에 사는 에티오피아인은 1600명에 불과하다. 전세계 등록사용자가 줄었다는데, 한국과는 무관한 수치다. 한국에서 어떠한 침해가 발생했는지 불명확하다. 실질적 침해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원고측은 “우리가 한국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을 피고가 침해했는지 여부를 다투기 때문에 한국 법원에 관할권이 있다”며 “피고가 어떤 과정을 통해 원고 프로그램과 유사한 앱을 만들었는지 알 수 없다. 법원의 문서제출 명령을 통해 밝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측의 공방을 들은 재판부는 “원고측은 피해 발생지가 대한민국이라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그리고 침해된 저작물이 소스코드인지 등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다음 기일을 오는 6월 2일로 지정했다.
한편 이 사건 원고는 법무법인 천우가, 피고는 법무법인 세종이 각각 대리하고 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