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건설 ‘리비아 예치금 분쟁’ 산은 상대 승소
내전에 공사 중단 “보증만료 담보 효력 상실”
법원 “원금 23억원·지연이자 지급하라” 판결
리비아 내전으로 현지 건설공사가 중단된 이후 보증 담보로 예치한 예금을 돌려받지 못했던 한일건설이 한국산업은행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공사 보증 기간이 만료돼 담보의 목적이 사라진 만큼 산업은행이 예치금과 이자를 돌려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42부(최누림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한일건설이 산업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예금반환 소송에서 한일건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산업은행은 한일건설에 예금 원금 23억400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사건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2월 한일건설은 리비아 행정센터개발기구와 알자위야·알소르만 지역에 4000세대 주택과 상가 건설공사를 계약했다.
당시 공사 수행을 위해서는 발주처에 이행보증과 선급금반환보증이 필요했는데 산업은행은 2009년 3차례에 걸쳐 해당 보증에 대한 복보증을 발급했다.
이에 한일건설은 보증에 따른 구상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산업은행에 23억원의 정기예금을 예치하고 근질권을 설정했다. 이후 보증기간이 연장될 때마다 예금을 재예치해 최종적으로 예치금은 23억4000만원이 됐다.
그러나 2011년 리비아 내전이 발생하면서 공사는 중단됐고, 이후 재개되지 못했다. 보증 역시 수차례 연장된 뒤 2014년 종료됐지만 예금 반환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이어지며 한일건설은 장기간 예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재판과정에서 산업은행은 예금 원금 지급 의무는 인정하면서도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었음을 근거로 지연손해금 발생 시점을 다퉜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사건 근질권은 복보증서 기간 만료로 피담보채무가 소멸함에 따라 그 효력을 상실했다”며 “산업은행이 예금채권의 지급을 거절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예금 만기 이후에는 약정이율 및 법정이율에 따라 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판결 선고 전까지는 상법상 연 6% 그 다음 날부터는 연 12%의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이자 및 지연손해금 일부에 대해서는 적용 기간과 범위를 제한해 한일건설의 청구를 전부 인정하지는 않았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