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금리 오르고 당국은 규제 강화…기업대출 급증

2026-03-18 13:00:22 게재

은행권, 가계대출 평균 5%·상단은 7% 육박

이 대통령, 부동산 대책 추가 금융규제 시사

가계대출 금리 오름세가 이어지고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추가 규제를 예고하면서 기업대출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이 흘러드는 것을 막고, 생산적 금융을 통해 기업으로 돈이 이동하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의도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조달금리와 대출금리 오름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연합회가 16일 발표한 코픽스(COFIX·자금조달지수)가 한달 만에 상승했다.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82%로 1월(2.77%)에 비해 0.05%p 올랐다. 지난해 9월(2.52%) 이후 넉달 연속 오르다 1월 잠시 주춤했던 은행권 조달금리가 다시 반등하는 흐름이다.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그만큼 커진 것이어서 대출금리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매달 집계하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기준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지난해 9월(4.17%) 이후 올해 1월(4.50%)까지 5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아직 2~3월 통계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오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계속 상승세다. KB국민은행은 주담대 변동금리를 기존 연 4.1~5.5%에서 4.15~5.55%로 높였다. 전세자금대출 변동금리도 3.8~5.2%에서 3.85~5.25%로 인상했다.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은 상당수가 6%를 넘어 일부는 7%에 근접하는 추세다.

금리상승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고채와 은행채 등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대출금리 추가 인상 압박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도 더 강화될 움직임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한 대책으로 금융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당국의 추가 규제도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남의 돈을 빌려서 부동산을 사서 자신의 자산을 증식하는 일이 유행”이라며 “이번에 반드시 부동산을 잡아야 하는데 제일 중요한 것이 금융부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리 상승과 규제 강화로 은행권 자금 흐름은 가계에서 기업으로 바뀌는 양상이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지난달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가계대출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72조3000억원으로 전달 대비 3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12월(-2.0조원)과 올해 1월(-1.1조원)에 이어 석달 연속 줄어드는 추세다. 이에 비해 기업대출은 증가폭을 확대했다. 지난달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1379조2000억원으로 전달 대비 9조6000억원 급증했다. 대기업(5.2조원)과 중소기업(4.3조원) 모두 증가했다. 지난해 12월(-8.3조원) 큰폭의 감소 이후 1월(5.7조원)보다 증가폭을 키웠다.

한은은 “회사채 만기도래 물량의 규모가 큰 가운데 금리 변동성 확대에 따른 발행부담 및 투자 수요 약화 등으로 4조 1000억원 순상환됐다”며 “기업들 자금수요가 은행 대출로 이어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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