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흑자 고려아연 vs 5년 적자 영풍

2026-03-18 16:33:23 게재

주총 앞두고 실적 격차 ‘부각’

환경 리스크·사업구조 한계 겹친 영풍

의결권 판단 변수로 떠올라

24일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 성과 격차가 시장에서 주요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장기간 흑자를 이어온 고려아연과 달리 영풍은 최근 수년간 적자를 지속하면서 양사 간 체력 차이가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은 2025년 별도 기준 매출 1조1927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은 2777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2021년 이후 5년 연속 영업적자가 이어진 셈이다. 연결 기준으로도 최근 3년간 영업손실이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려아연은 지난해까지 44년 연속 영업흑자를 이어오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금속 가격 변동성이 큰 업종 특성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흑자를 지속한 점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의 결과로 해석된다.

영풍의 실적 부진 배경으로는 주력 사업장의 환경 이슈가 지목된다.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는 폐수 유출과 무허가 배관 설치 등으로 행정처분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약 2개월간 조업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이로 인해 생산 차질과 가동률 하락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석포제련소 가동률은 2025년 1~9월 평균 40.66%로 전년 동기 대비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제련업 특성상 가동률은 고정비 부담과 직결되는 만큼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업 구조 측면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영풍은 아연 중심의 단일 품목 비중이 높은 반면 고려아연은 금 은 등 귀금속과 희소금속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 수익원을 다변화했다. 시장에서는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단일 품목 의존도가 높은 구조는 실적 변동성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환경 리스크는 재무 신뢰성 논란으로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석포제련소 토양 정화 비용과 관련해 회사가 반영한 복원충당부채 규모가 실제 필요 비용보다 적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환경부채가 재무제표에 충분히 반영될 경우 기업 가치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은 주주총회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근 의결권 자문기관들은 양사의 경영 성과를 비교하며 고려아연의 안정적 수익성과 사업 연속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영풍 측 경영 전략의 실행 안정성에 대해서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함께 제기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총이 단순한 이사회 구성 문제를 넘어 경영 성과와 사업 안정성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반영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실적 흐름과 리스크 관리 역량이 투자 판단의 핵심 기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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