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공천 잡음’ 전국 확산 … “인위적 컷오프, 후유증 커”

2026-03-20 13:00:01 게재

6선 주호영, ‘삼각 커넥션’ 거듭 주장 … 포항서도 재심 청구 잇따라

삭발한 김영환 충북지사, ‘김수민 내정설’ 겨냥해 “배신의 칼 꽂아”

공천 갈등 더 커지면 선거 앞 자멸 우려 … “민주적 경선 전통 존중”

국민의힘이 ‘장-한(장동혁-한동훈) 갈등’에 이어 이번에는 6.3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싼 잡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공천 반발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흐름이다. 선거를 75일 앞두고 공천 갈등이 더 커지면 민주당과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자멸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공천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컷오프와 전략(단수)공천을 최소화하면서 경선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20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정현 위원장)가 공천 심사 결과를 속속 내놓으면서 이에 대한 반발도 잇따르고 있다.

중진 컷오프설로 촉발된 대구시장 공천 갈등은 확산일로다.

6선 주호영 의원은 19일 ‘이정현-고성국-이진숙 삼각 커넥션’을 거듭 제기했다. 주 의원은 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서 “이 위원장은 유튜버 고성국씨가 추천했고, 고씨는 이진숙 예비후보와 손잡고 대구 시내를 돌며 라이브 방송을 하는 등 이진숙을 밀고 있어서 (공관위가) 저런다고 다들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누구 추천? 그 문제제기를 하는 분이 창피 당하지 않게 하려고 애써 무시했던 문제”라며 “결과를 보지 않고 섣부른 식의 해석을 했다가 부끄러워 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구시장 공천 갈등에는 대구 지역 의원들까지 참전했다. 대구 지역 의원들은 이날 회동한 뒤 “대구 시민의 뜻이 반영되지 않은 인위적 컷오프에 분명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진 컷오프설에 대한 반대 뜻을 드러낸 것이다. 대구 지역 의원들은 “대구시장 후보 공천은 그동안 우리 당이 만들어 온 민주적 경선의 전통을 존중하고 당헌·당규에 정해진 원칙과 절차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공관위가 이날 포항시장 경선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하자, 일부 탈락자들은 재심 청구 의사를 밝히면서 반발했다. 김병욱 예비후보는 “경선 후보 명단이 사전에 유출된 점과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린 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점 등을 보면 공정성도 명분도 없는 결과”라며 “재심 청구를 통해 다시 판단 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승호 예비후보도 재심 절차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이들 예비후보 지지자들은 내주 초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상경 시위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일부 예비후보는 삭발도 감행한다는 전언이다.

‘1호 컷오프’의 불명예를 안은 김영환 충북지사는 19일 삭발한 뒤 공관위에 대한 항의를 이어갔다. 김 지사는 자신이 정무부지사로 발탁했던 김수민 전 의원의 ‘공천 내정설’을 겨냥해 “동지의 불행을 틈타 배신의 칼을 꽂는 자를 키웠다니 기가 막힌다”고 주장했다.

다른 예비후보들도 후보 사퇴를 선언하는 등 ‘공천 내정설’에 강하게 항의했다. 조길형 전 충주시장은 선관위에 예비후보 사퇴서까지 제출했다.

김수민 전 의원은 SNS에서 “저를 두고 오가는 공천 관련 일체의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하면서 경선 참여 뜻을 밝혔다.

당내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갈등이 더 심해지면, 선거가 닥치기도 전에 스스로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공천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된 컷오프나 전략(단수)공천을 최소화하면서 경선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구시장을 지낸 권영진 의원은 19일 “2014년 제가 대구시장에 처음 출마할 때도 예비후보를 여론조사를 통해 4명을 압축하고, 시민 대 당원 50대 50 경선 룰을 바탕으로 민주적으로 경선한 전통이 있다”며 “인위적 컷오프는 후유증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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