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의혹 난무하는 국힘 공천 …‘공정성 시험대’ 오른 공관위

2026-03-23 13:00:01 게재

포항시장 컷오프된 김병욱 “공관위 ‘특정후보 낙점 공천’ 아니냐”며 단식·삭발

강성보수 유튜버 ‘배후설’ … 친박 이정현 공관위원장의 ‘친이 보복설’까지 제기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6.3 지방선거 공천 심사 결과를 내놓을 때마다 불공정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후보 내정설부터 특정 유튜버 배후설, 친박 보복설 등 온갖 설이 난무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천 탈락자들도 공관위 결정을 수용하지 않는 분위기다. 공관위의 공정성이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1, 2, 3등 컷오프 이게 공정이냐” 포항지역 시민단체인 포항바로세우기실천운동본부는 23일 국회 앞에서 “사법리스크로 검찰이 기소를 저울질하는 후보는 포함하고 민심의 선택을 받은 후보는 탈락시키는 것이 과연 공정한 공천인가”라고 주장하는 집회를 열었다. 김병욱 전 의원측 제공

23일 국회 앞에서는 포항시장 예비후보 컷오프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다. 포항지역 시민단체인 포항바로세우기실천운동본부는 “사법리스크로 검찰이 기소를 저울질하는 후보는 포함하고 민심의 선택을 받은 후보는 탈락시키는 것이 과연 공정한 공천인가”라며 특정후보 내정설을 제기했다. 공관위는 지난 19일 문충운·박대기·박용선·안승대 예비후보를 경선 후보로 발표하고, 나머지는 컷오프했다.

컷오프된 김병욱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공관위가 발표한 4자 경선 구도가 사법리스크 피의자를 국민의힘 포항시장 후보로 만들기 위해 경쟁력 있는 후보들을 제거하고 약체 후보들을 들러리로 세운 ‘특정후보 낙점 기획 공천’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공관위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이날 삭발과 무기한 단식을 선언했다.

포항시장 경선에 오른 A후보에게는 강성보수 성향의 B유튜버 배후설도 제기된 상태다. A후보는 B유튜버의 채널에 출연해 대담을 나누기도 했다.

포항시장 공천에 등장한 B유튜버는 대구시장 공천 경쟁에도 얼굴을 비쳤다. B유튜버는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과 대구 시내를 걸으며 지원유세를 하기도 했다. 대구시장 경쟁에 나선 주호영 의원은 ‘B유튜버-이정현-이진숙 삼각 커넥션’ 의혹을 제기했다. B유튜버가 이정현을 공관위원장으로 추천했고, 이진숙을 대구시장으로 낙점해 밀어준다는 의혹이다.

공관위는 22일 대구시장 공천에 도전한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을 컷오프하고 윤재옥·추경호·유영하·최은석 의원 등 6명으로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삼각 커넥션’을 제기한 주 의원과 ‘커넥션’의 주인공인 이 전 방통위원장을 전부 컷오프한 것.

다만 이정현 공관위원장은 “공관위는 두 분의 역할이 대구시장이라는 단일 직위에 머물기보다 국회와 국가정치 전반에서 더 크게 쓰이는 것이 대한민국 전체를 위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 전 방통위원장을 재보선에 공천할 가능성을 열어 놨다.

주 의원은 “‘윤 어게인’의 총아로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이진숙 위원장을 왜 잘랐냐. 대구시장 후보가 아니라 대구 지역 국회의원 재보선에 출마시키기 위한 전술 변경이라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 이정현 위원장은 답하라”고 요구했다. 이 전 방통위원장을 둘러싼 배후설 또는 내정설을 거듭 제기한 것이다.

충북지사 경쟁에서도 내정설이 등장했다. 공관위가 김영환 현 충북지사를 컷오프한 뒤 추가 공천신청을 받아 김수민 전 의원을 뒤늦게 경쟁에 포함시키면서 ‘김수민 내정설’이 제기된 것. 김 지사를 제외하더라도 조길형 전 충주시장과 윤갑근 전 고검장, 윤희근 전 경찰청장이 공천 신청을 한 상태였는데 굳이 추가 공천신청을 받으면서 의심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내정설에 반발한 조 전 충주시장은 경선에 불참하기로 했다.

친박(박근혜) 보복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친박 출신인 이 공관위원장이 친이 출신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주호영 의원, 조해진 전 의원 등에 대해 공천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의혹이다.

박 부산시장은 컷오프될 위기를 가까스로 넘기고 경선에 올랐다. 주 의원은 22일 컷오프되면서 경선에도 오르지 못했다. 조 전 의원도 컷오프됐다. 반면 친박 출신인 유정복 인천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김진태 강원지사는 단수공천을 받았다.

이 공관위원장은 22일 “요즘 국민의힘 공천을 두고 ‘친박 보복이다’ ‘잡음이 많다’는 말이 나온다. 국민이 바꾸라고 해서 바꾸는 거다. 그게 보복이라면 국민의 요구를 보복이라고 부르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보복설을 부인했다.

공관위가 공천 심사 결과를 내놓을 때마다 온갖 의혹과 설이 난무하면서 공관위의 신뢰도가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만약 공관위를 향한 불신이 더 커진다면 무소속 출마 등 후폭풍이 거셀 것이란 우려다.

이 공관위원장은 정면돌파 태세다. 이 공관위원장은 “시끄러워도 밀고 가겠다. 조용한 실패보다 시끄러운 혁신을 택하겠다”고 밝혔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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