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철통 방공망 뚫리자 시민 공포 커져
다층 방공망 요격에 실패
핵시설 인근 타격 불안 확산
이스라엘의 철통 방공망을 둘러싼 자국 내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란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2발이 이스라엘 남부 디모나와 아라드 주거지에 잇달아 떨어지면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아 온 이스라엘의 다층 미사일 방어 체계에 헛점이 드러나면서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번 공격이 특히 충격을 준 것은 낙탄 지점이 이스라엘 핵심 전략 시설인 디모나 핵 연구시설 인근이었다는 점이다. 이스라엘군은 두 차례 요격 시도가 모두 실패했다고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원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에피 데프린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아라드와 디모나의 요격 실패는 각각 다른 사안이라고 했고, 예비역 준장 출신인 란 코하브 전 방공사령관은 “완벽한 체계는 없다”며 작전상 실패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스라엘 방공망의 상징처럼 알려진 아이언돔은 원래 하마스 등의 단거리 로켓을 막는 체계다.
탄도미사일 대응의 핵심은 이스라엘과 미국이 공동 개발한 애로우-3이며, 중거리 미사일과 순항미사일에는 다비드 슬링, 고고도 방어에는 미국의 사드가 투입된다.
그러나 가장 정교한 방공망도 100% 방어는 불가능하다는 점이 이번 공격으로 다시 확인됐다. 이스라엘군은 이란 탄도미사일 요격률이 90%를 넘는다고 주장하지만, 군과 전문가들 모두 완전한 방패는 없다고 인정하고 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요격미사일 재고 우려도 다시 커지고 있다. NYT는 이스라엘 내부에서 군이 가장 비싸고 정교한 요격미사일 사용을 아끼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지난해 이란과의 12일 전쟁 때도 요격미사일 소진 우려가 제기됐고, 당시 이스라엘은 인구 밀집 지역과 핵심 인프라 방어를 우선순위에 두며 방어 자산을 선별적으로 운용해야 했다.
이스라엘 언론은 군 검열 아래 애로우-3가 이번 아라드·디모나 공격에는 사용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방어망이 여전히 강력하더라도, 장기전이 이어질 경우 비싼 요격 자산을 언제까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느냐가 새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이스라엘군은 요격미사일 부족설을 부인하고 있다. 군은 “장기전에 대비해 왔으며 현재로선 부족하지 않다”고 밝혔지만, 최근 국방부 고위 당국자가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추가 요격미사일과 탄약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방공 체계 성능뿐 아니라 전시 보급 능력까지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공격으로 아라드와 디모나에서는 약 175명이 다쳤고, 최소 10명은 중상을 입었다. 많은 주민이 경보 직후 방공호로 피신해 더 큰 피해는 면했지만,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제 더는 방공망만 믿고 안심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3주간 이란이 약 40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이 가운데 완전히 직격한 사례는 4건뿐이라고 밝혔지만, 주민들에겐 단 한 번의 실패만으로도 공포를 키우기에 충분했다고 NYT는 짚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