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운 고조에 유럽 국채금리 급등
BoE 연내 1회 인상 전망도
유럽 국채시장이 인플레이션 우려와 추가 긴축 가능성이 겹치며 출렁였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유럽 주요 중앙은행들이 당분간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렵다는 뜻을 내비치자 국채 금리가 일제히 치솟았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19일 기준금리를 3.75%로 동결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금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치솟는 에너지 가격이 경제에 미칠 충격이 통화정책 결정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 결과다.
영국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길트 금리는 이날 한때 13bp 넘게 오른 4.871%를 기록해 52주 신고점을 새로 썼다가 이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통상 금리 결정에 더 민감한 2년물 길트 금리는 즉각 39bp 뛰어 2022년 9월 리즈 트러스 전 총리의 ‘미니 예산안’ 사태 이후 최대폭 상승을 나타냈다. 이후 27bp 오른 4.378% 수준에서 거래됐다.
프랑스·독일·이탈리아 국채는 영국만큼의 매도 압력을 받지는 않았지만, 금리는 유럽 전역에서 일제히 상승했다. 시장 전략가들은 9명으로 구성된 BoE 통화정책위원회가 만장일치로 내린 이번 결정으로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사실상 사라졌고, 불과 2주 전과 비교해도 정책 전망이 크게 바뀌었다고 보고 있다.
에드 허칭스 아비바인베스터스 금리부문 총괄은 향후 수개월 안에 BoE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점을 감안하면 자산 배분 측면에서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 영국 국채 비중을 전술적으로 확대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며 “현재로선 올해 안에 최소 1차례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고 했다.
매슈 에이미스 영국 자산운용사 애버딘인베스트먼츠 투자이사는 매슈 에이미스 영국 애버딘인베스트먼츠 투자이사는 “에너지 가격 급등과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겹치며 유럽 국채시장이 흔들리고 있다”며 “시장은 성장 둔화보다 물가 급등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먼 댕구어 골드만삭스자산운용 부최고투자책임자는 ECB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거론하며 “상황이 악화하면 더 빨리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브렌트유는 19일 배럴당 110달러를 웃돈 데 이어 21일 112.19달러로 마감했고, 22일에는 장중 113.20달러까지 올랐다. 천연가스 가격도 뛰면서 유럽의 물가 불안을 키우고 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