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전쟁에서 거짓말은 차원이 다르다”
사설로 트럼프 직격
정부신뢰 붕괴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전쟁과 관련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전쟁 상황에서의 거짓은 다른 정치적 거짓과 달리 국가와 세계 질서를 흔드는 파괴력을 가진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개시 이후 일관되게 사실과 다른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설에 따르면 그는 이란이 협상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그런 조짐이 없으며, “미국이 이란 군사력을 100% 파괴했다”고 했지만 이란은 여전히 역내에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또 전쟁이 거의 끝났다고 말하면서 동시에 전 세계에서 병력을 추가로 투입하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을 반복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짓말이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전쟁에서의 거짓은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전쟁에서 진실이 중요하지 않다는 신호를 보내면 내각과 장군들까지 서로를 속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치명적인 실수와 심지어 전쟁범죄가 더 흔해질 수 있는 문화를 만든다”고 경고했다.
전쟁 명분 자체도 흔들린다는 비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이란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이를 전쟁의 이유로 제시하는 모순된 논리를 펼쳤다. 실제로 이란은 여전히 약 970파운드(440kg)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어 핵탄두 10기 생산이 가능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군사 상황에 대한 왜곡도 이어졌다. 그는 “고급 무기가 사실상 무한하다”고 주장했지만, 미 전쟁부(국방부)는 중동 작전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에 배치된 무기를 빼오는 상황이다. 또 이란이 주변 아랍 국가를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과 달리 일부 전문가들은 이미 그 가능성을 경고해왔다.
특히 민간인 피해와 관련한 발언은 논란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اب 지역 초등학교 공격을 “이란이 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미군 조사에서는 미국 미사일의 오폭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설은 “군은 정직함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그러나 최고통수권자는 여전히 발언을 철회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NYT는 이런 행태가 과거 베트남전과 이라크전에서 반복됐던 패턴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작은 거짓이 쌓여 전략적 실패로 이어지고, 결국 정부에 대한 신뢰 붕괴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전쟁에서의 거짓은 승리 가능성마저 약화시킨다는 평가다. 사설은 “거짓이 많을수록 현실을 직시할 필요성을 덜 느끼게 된다”며 “이로 인해 전략적 오류가 반복된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경고한 군 지휘부의 의견을 무시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그 결과 글로벌 경제가 실제 충격에 직면하게 됐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비판의 핵심은 단순한 사실 왜곡을 넘어선다. 전쟁에서의 거짓은 정책 실패를 가리고, 동맹을 흔들며, 장기적으로 국가 신뢰를 무너뜨리는 구조적 위험이라는 점에서 다른 어떤 거짓보다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