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사태’ 되풀이 없다…부동산 정책 이해충돌 차단

2026-03-23 13:00:03 게재

시장 규제 넘어 정책 주체 겨냥

‘구조적-근본적 개혁’에 관심

▶1면에서 이어짐

이번 조치의 또다른 배경으로는 2021년 ‘LH사태’에 대한 반면교사다. 이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이 사태를 거론하며 유사한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 대형 화재 현장 점검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건물의 대형 화재 현장을 찾아 상황보고를 받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문재인정부 당시 공급 확대를 통한 부동산 가격 안정화 정책을 펴던 시점에 터진 ‘LH 사태’는 공공기관 직원들이 공공연하게 투기에 나선 사실이 드러나며 큰 파장을 낳았다. 부동산 정책을 집행하는 공공기관 직원들이나 그들의 가족이 내부 정보를 활용해 각종 쪼개기 투자를 하거나 보상금 규모 키우기 등을 한 사례가 잇달아 발각됐기 때문이다. 이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전반적 불신으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는 공직자의 이해충돌 문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는 이미 땅에 떨어진 뒤였다. 차가워진 민심도 회복되지 않아 이후 보궐선거 참패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초강경 지시에 따라 청와대와 관계 부처는 부동산 정책 담당 공직자의 주택 보유 현황 전수 파악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정책 설계·입안·보고 과정에서 해당 인력을 배제하는 조치가 구체화될 전망이다. 전수조사 자료는 향후 공직자들의 인사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최소한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공직자 및 공공 부문에서만큼은 최소한의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여권 관계자는 “세금·대출 규제 등 시장 행위 통제뿐만 아니라 정책을 만드는 주체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바꾸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를 구조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조치는 단기적 규제 강화가 아니라 정책 설계 구조 자체를 겨냥한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기 위한 수로 해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지시의 적용 기준과 범위 설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이 대통령은 23일 오후 청와대에서 제59차 중앙통합방위회의를 주재하고 중동 정세 악화 이후 국가 방위 태세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을 예정이다. 중앙통합방위회의는 매년 국가 방위 요소별 주요 직위자들이 모여 통합방위 태세를 평가하고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에너지 안보 위기 대응 방안, 미국 측에서 밝혔던 호르무즈 해협 파병 등에 대한 언급이 나올지도 관심이다.

이와 관련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미국 방문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정부는 중동 상황 등과 관련해 한미 간 긴밀한 고위급 협의를 포함해 유관국들과도 다각도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김형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