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협상’ 실체 놓고 진실공방

2026-03-24 13:00:02 게재

물밑 접촉 있지만

“공식 협상은 아직”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4주차에 접어든 가운데 양측이 ‘협상 진행 여부’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공식 협상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재 채널을 통한 물밑 접촉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와 기자 발언을 통해 “지난 이틀간 매우 생산적인 대화가 있었고 거의 모든 쟁점에서 합의했다”며 협상 진행을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이란 발전소 공격을 5일간 유예했다.

이란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이란 외무부와 의회 지도부는 “미국과 어떠한 협상도 없었다”고 밝혔고,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금융 및 석유 시장을 조작하기 위한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양측 발언이 엇갈리는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는 “평화 협상이 실제로 진행 중인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양측은 완전히 접촉이 없는 상태는 아니라는 게 NYT의 설명이다. 중재국을 통해 긴장 완화를 위한 메시지를 교환하고 있으며 일부 고위급 간 전화 접촉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는 “정식 협상이라기보다 초기 접촉 수준”이라는 평가다.

AP통신은 이란 국영매체를 인용해 이란 외무장관 압바스 아라그치와 오만 외무장관 바드르 알-부사이디가 23일 호르무즈 해협 상황에 대해 전화 통화를 가졌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역시 이집트·터키·파키스탄 등 중동 및 주변국들이 양측 사이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으며, 이를 두고 “5일짜리 숨 고르기 성격의 외교 접촉”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처럼 공식 협상 여부를 둘러싼 진실 공방은 양측의 전략적 계산과 맞물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상 언급은 확전 부담을 줄이고 시장을 안정시키는 수단이며, 실제로 발표 직후 유가 하락과 증시 반등이 나타났다.

반면 이란은 협상 자체를 부인함으로써 내부 결속과 대미 강경 이미지를 유지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하면 공식 협상은 없었지만 비공식·간접 채널을 통한 물밑 접촉은 존재하는 ‘과도기적 협상 국면’으로 해석된다.

향후 5일간의 공격 유예 기간 동안 물밑접촉이 실제 협상으로 전환될 수 있을지가 전쟁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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