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디젤값 5달러 돌파…트럭 산업 ‘직격탄’

2026-03-25 13:00:28 게재

휘발유도 한달 새 갤런당 1달러 급등

인플레이션 압박에 트럼프 지지율 하락

중동전쟁 여파로 미국 연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류 산업이 가장 먼저 충격을 받고 있다. 특히 디젤 가격 상승은 트럭 운송업계를 정면으로 강타하며 공급망 전반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2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디젤 전국 평균 가격은 갤런당 약 5.29달러를 기록하며 한달 전보다 40% 이상 급등했다.

디젤은 미국 내 화물 운송의 핵심 연료다. 대형 트럭과 물류 차량 대부분이 디젤을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 변동이 곧바로 산업 전반의 비용 구조를 흔든다. 특히 장거리 운송을 수행하는 트럭 운전자들은 연료비 상승을 가장 먼저 체감하는 집단으로 꼽힌다.

WSJ는 트럭 운전자들이 이번 가격 급등의 “첫 번째 경제적 충격”을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단순한 비용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트럭 운송업체들은 연료비 상승분을 유류 할증료 형태로 화주와 유통업체에 전가하고, 이는 다시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WSJ는 “디젤 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공급망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되고 결국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소 운송업체들의 타격이 크다. 대형 물류기업과 달리 연료비를 헤지하거나 가격 협상력을 갖추기 어려운 중소 트럭업체는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일부 사업자는 운행 축소나 운임 인상을 검토하는 상황이다.

디젤 가격 상승은 농업과 식품 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농산물 수확과 운송, 비료 이동 등 전 과정에서 트럭 운송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물류 비용 상승은 결국 식료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연료 가격 상승은 디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휘발유 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AAA에 따르면 미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3.94달러로, 한달 전보다 1.01달러 상승했다.

캘리포니아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5달러를 넘어섰다.

이처럼 에너지 가격이 동시에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에너지 비용 상승은 운송비와 생산비를 동시에 밀어 올리는 구조적 요인이다.

정치적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집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최근 약 38% 수준으로 하락하며 30%대에 머물고 있다. 높은 연료 가격과 생활비 상승이 지지율 하락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처럼 디젤과 휘발유 가격이 동시에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운송비와 생산비를 동시에 밀어 올리는 핵심 요인이다.

연료비 상승이 물가 전반으로 번질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도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물가가 다시 자극될 경우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오래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연료 가격 급등은 단순한 에너지 문제가 아니라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미국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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