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주도 ‘정권지원론’ 강화…변수 파고들 틈 좁아
이 대통령·여당 지지율 압도 … 2018년·2022년 선거 유사
부동산·물가 등 민생 이슈 부상 … 야당 견제력 작동 의문
1995~2022년 제8회 지방선거까지 ‘정당’이 투표 결과를 좌우한 가운데 2010년 5회 선거는 ‘무상급식·세종시·4대강’ 등 정책 이슈가 판세를 흔든 사례로 꼽힌다. 2018년과 2022년 선거는 정권교체 후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여권의 압승으로 이어졌다.
6.3 지방선거는 ‘윤석열 탄핵’과 이재명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지는 전국선거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65%를 상회하고 민주당 지지율은 국민의힘을 압도하는 모양새다(한국갤럽 여론조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정당요인은 물론 정국 주도력 면에서 여당이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중동전쟁이나 이 대통령의 부동산과의 전면전 등 굵직한 이슈가 등장해 선거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당 이슈와 구도 측면에서 대통령과 여당의 국정지원론이 주도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불법 계엄, 대통령 탄핵 등이 여론에 내재화 돼 있어 내란 종식과 심판 기류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면서 “다른 이슈가 끼어들 틈이 없다”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국가 정상화를 위해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여론과 이재명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여권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진단했다. 중동전쟁 이슈도 민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지만 정부의 대응에 대해 긍정평가 하는 것이 높은 지지율로 나타난 것이라고 봤다. 부동산 이슈 등이 서울 등 일부 지역 선거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전체적인 선거구도를 바꾸는 수준으로 확대되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선거를 좌우하는 요소를 대통령과 여당이 모두 장악하고 있는 선거”라고 평가했다. 배 소장은 “부동산 이슈나 중동전쟁에 따른 고유가·고환율·고물가 등 민생이슈는 분명 여당에게 부담이 되는 사안들”이라면서도 “문제는 야당인 국민의힘에 민생 문제를 정권에 대한 견제론으로 키워갈 능력이 있느냐인데 현재 상황으로는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보유세 문제가 전면화될 경우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지만 여권이 무작정 던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 소장은 “보유세 문제가 쟁점화되면 서울 한강+강남벨트 표심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면서 “대통령과 여당은 보유세 문제를 전면화하더라도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는 등 전략적 판단을 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배 소장은 이어 “선거 판세를 좌우하는 철학·정책·사람 등 3P 측면에서 여당이 압도하고 있다”면서 “중도층으로 지지세를 넓히고, 정책 면에서도 대통령과 여당이 주도권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역대 지방선거 승패에는 ‘정당’ 요인이 크게 작동했다. 1995년 1회 선거에서는 지역주의·반 여당 정서 등 정치 지형이 승부를 갈랐다는 평가다. 1998년 2회 선거는 국가부도 사태와 경제 위기 속에서 야당이던 김대중 국민회의-자유민주연합 연립정부가 선거를 주도했고, 전 정권의 경제 위기 책임론이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3~4회 지방선거는 정권심판론이 크게 작동했다. 3회 선거는 대선을 앞둔 정치적 기류가 판세를 지배했다. 4회 선거는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이 두번의 정권을 내준 뒤 정국주도권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4회 지방선거는 압도적 심판론이 정책 의제를 모두 덮었다. 2010년 제5회 지방선거는 정책이 판세를 주도한 대표적 선거로 꼽힌다. 초·중등 전면 무상급식 실시와 4대강 사업, 세종시 문제 등을 놓고 야당의 공세적 대응이 주도한 선거다. 특히 무상급식 전면 실시는 선거 초반부터 쟁점으로 급부상했고, 민주당이 초·중학교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 실시를 대표 공약으로 내걸면서 여야 복지정책의 대표적 쟁점으로 떠올랐다. 천안함 피격이라는 안보이슈가 제기된 후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이 크게 앞선다는 예측을 뒤집고 민생·복지 이슈를 주도한 야당이 승리했다.
2018년 7회, 2022년 8회 지방선거는 새 정부 기대감이 주도한 선거다. 문재인정부의 남북정상회담·북미정상회담 이슈로 전국적으로 민주당 지지율이 상승했고, 3당 합당 이후 보수정당의 텃밭이었던 부산경남(PK) 단체장 선거가 민주당으로 넘어간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2022년 제8회 선거는 대선 2주 후 치러진 ‘미니 대선’으로 대선 결과가 그대로 이어지는 집권 초기 효과가 뚜렷했다. 지방선거도 정책 공약보다 인물·정당 구도가 결과를 좌우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