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권력이 곧 대선 인프라’…여야 잠룡들의 정치 셈법

2026-03-26 13:00:27 게재

차기 겨냥한 중장기 시험대

6.3 지방선거는 여야의 권력재편기와 맞물려 있다. 당권에 이은 총선 공천권으로 가는 출발선이다. 차기를 꿈꾸는 정치인들에게 이번 선거는 대선 출발선에 놓인 ‘예선 검증’인 셈이다.

구조적으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구축한 지역조직이 단체장·지역위원장·국회의원의 손발 역할을 하게 된다. 현재의 지역조직이 향후 정치활동의 기본인 풀뿌리 기지가 된다는 뜻이다. 여야 모두 당내 선거나 공천 과정에서 당원들의 의사 반영 비율을 높이고 있다. 동원의 개념이 약화됐다고 하지만 광역단체장 당선자 등은 행정능력의 검증 무대를 갖는 것과 별도로 당내 투표권의 상당 비중을 확보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갖게 된다.

이재명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지는 ‘허니문 선거’라는 점에서 민주당 주자들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이는 곧 덫이기도 하다. 본인의 능력이라기보다 이재명정부의 ‘성공 서사’에 편입돼 독자적 차기 브랜드를 쌓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직선제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전임 대통령과 정치적 궤를 같이하면서 대선에서 승리한 후보가 없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객관적으로 유리한 환경에서도 낙선할 경우 ‘허니문 선거에서도 졌다’는 정치적 낙인을 피하기 어렵다. 반대로 야권 주자의 경우 이번 지선 승리가 이재명정부를 견제하는 야권의 대표주자라는 상징을 덤으로 얻게 돼 차기 레이스에서 앞설 수 있는 명분을 얻는다.

물론 차기 대선까지 4년이라는 긴 시간이 남아 있어 지선 이후 즉각적인 차기 경쟁의 시작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이번 지선 이후 여야는 새 지도부 선출 등을 거칠 예정이다. 2028년 총선 공천권은 다음 대선후보 경쟁과 직결되는 분수령이다.

대통령의 업적이 곧 지선의 승패를 가르는 임기초 선거라는 점에서 중간평가보다는 허니문 효과로 인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결국 차기를 꿈꾸는 정치인들에게 이번 지선은 유권자에게 ‘다음 대통령감’으로서의 체급을 공식 검증받는 무대다. 당선되는 단체장의 임기가 다음 대선 시점과 연결된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김부겸 전 총리가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에는 차기 대선 등 정치적 미래에 대한 지지층의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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