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달새 휘발유 35%·경유 41% 폭등

2026-03-26 13:00:45 게재

경유 오름세 커 산업 충격 확산 … 한국 세금비중 커 상승률 완충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지속되면서 미국내 에너지 가격이 한 달 만에 급등세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유 가격 상승률이 휘발유를 크게 웃돌며 산업과 물류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평균가격은 2월 23일 갤런당 2.796달러에서 3월 23일 3.788달러로 35.5% 상승했다. 같은 기간 경유(고속도로 판매가격 평균)는 3.809달러에서 5.375달러로 41.1% 급등하며 상승폭이 더 컸다.

경유 가격의 가파른 상승은 단순한 유가 상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경유는 화물 운송과 산업용 연료 비중이 높은 만큼 가격 상승 시 물류비와 생산비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특성을 지녔다.

이번 상승 국면에서 경유가 휘발유보다 더 크게 오른 것은 정제 과정에서의 중질유 수급 불균형, 재고 부족, 산업 수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는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이 소비자 물가를 넘어 실물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러한 급등이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전혀 다른 흐름을 보였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동안 미국 에너지 가격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

휘발유는 2025년 1월 20일 3.011달러에서 2026년 1월 19일 2.700달러로 10.3% 떨어졌고, 경유 역시 3.715달러에서 3.530달러로 5.0% 하락했었다.

시장에서는 중동 정세 장기화 여부와 호르무즈해협 봉쇄 기간에 따라 에너지 수급 및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주유소 판매 휘발유 가격은 중동전쟁 이전인 2월 넷째주 리터당 1691.26원에서 3월 셋째주 1829.34원으로 8.2% 올랐다. 같은기간 경유는 1594.05원에서 1827.96원으로 14.7% 상승했다. 한국도 경유가격 상승률이 휘발유보다 두배 가까이 높았다.

정용헌 전 아주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의 석유제품 소비자가격은 국제유가와 시차없이 바로 연동(한국은 약 2주 소요)된다”며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들여오는 중질유 가격이 오른 데다 발레로 정유소의 화재까지 겹쳐 가격 인상폭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한국의 휘발유·경유 가격 상승률 차이는 다른 세금 구조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세금 비중이 약 17~18%에 불과해 국제유가 상승이 소비자 가격에 그대로 반영되며 한 달 새 휘발유 가격이 35% 급등했다. 반면 한국은 세금 비중이 약 45%에 달해 가격의 상당 부분이 고정되면서 상승률이 8% 수준에 그쳤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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