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세타2 엔진 ‘늑장 리콜’ 재판 재개

2026-03-26 13:00:35 게재

헌재 ‘지체 없이’ 조항 합헌 결정 … 5년 만에 1심

결함 인지 시점·고의성 쟁점 … 증인신문 본격화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세타2 엔진 결함 ‘늑장 리콜’ 의혹 사건 형사재판이 5년 만에 재개됐다. 자동차관리법상 리콜 의무 규정의 명확성 여부를 둘러싼 위헌 논란이 정리되면서 결함 인지 시점과 리콜 지연의 고의성 여부를 놓고 본안 심리가 본격화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0단독 이재욱 부장판사는 25일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현대차·기아 법인과 신종운 전 품질총괄 부회장 등 전직 임직원 4명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이 사건은 2019년 7월 기소된 이후 ‘결함’과 ‘지체 없이’라는 법 조항 표현이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2021년 3월 위헌법률심판이 제청되면서 정지됐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1월 27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자동차관리법 해당 조항이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안전 운행에 지장을 주는 결함’은 통상 기대되는 안전성이 결여된 상태로 충분히 해석 가능하고, ‘그 사실을 안 날’은 제작사가 결함을 인식한 시점을 의미한다고 봤다. 또 ‘지체 없이’ 역시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상당한 기간 내에 공개 및 시정조치를 해야 한다는 의미로 예측 가능하다고 결정했다.

앞서 검찰은 현대차·기아가 2015년 미국에서 세타2 엔진 결함으로 리콜을 시행할 당시 국내 차량의 결함도 충분히 인지했음에도 국토교통부 조사가 시작된 2017년까지 이를 숨겼다고 보고 법인과 신 전 부회장 등을 기소했다. 현대차측은 국내와 미국 엔진의 생산 공정이 달라 결함 여부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렸을 뿐 고의적인 은폐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날 재판에서는 재판부 변경에 따른 공판절차 갱신과 함께 병합 사건의 증거관계 정리가 이뤄졌다. 향후에는 한국교통안전공단 연구원과 현대차 품질 관련 임직원들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다.

이 부장판사는 사건 핵심 쟁점으로 차량 결함이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지, 결함 인지 시점, 리콜 지연 고의성 등을 제시했다. 피고인측 변호인은 “리콜제도의 특수성과 결함의 기술적 판단 기준 등을 설명할 수 있는 브리핑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이 부장판사는 “장기간 정지됐던 사건인 만큼 신속한 심리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뒤 다음 공판을 5월 29일로 지정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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