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법 공론화 균열 속 토론 본격화

2026-03-27 13:00:13 게재

시민대표단 4회 걸쳐 숙의

헌법재판소의 탄소중립기본법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법 개정 방향을 시민이 직접 도출하는 공론화 절차가 본격 가동된다. 그러나 첫 토론회를 사흘 앞두고 의제를 설계한 전문가·시민 그룹이 사퇴하면서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숙의 과정에 들어가기도 전에 의미 있는 공론화가 이뤄질 수 있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기후특위) 공론화위원회는 28일 첫 본 토론회를 열고 340명 시민대표단을 출범시킨다. 무작위로 선정된 시민대표단에는 10~14세 청소년 40명이 포함됐다.

헌법재판소는 2024년 8월 29일,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이 2030년 이후 감축 목표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아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하고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기후특위는 2월 3일 공론화위원회를 출범시켰고, 이번 토론회가 그 첫 공식 절차가 된다.

시민대표단은 28~29일과 4월 4~5일 등 총 4회에 걸쳐 △감축목표 △감축경로 △이행방안 등 3가지 의제를 집중 숙의한다. 논의는 과학자·헌법학자 등의 발제를 토대로 헌재 판결의 근거가 된 과학적 사실과 국제 기준에 따라 진행된다. 최종 결과물인 ‘탄소중립법 개정 권고문’은 국회 기후특위 법 개정 과정에서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그러나 공론화는 시작 전부터 내홍을 겪었다. 논란의 핵심은 ‘볼록형(후기 감축형)’ 감축 경로다. 볼록형이란 초기에는 감축을 최소화하고 후반부에 감축 폭을 늘리는 방식으로 감축 부담을 미래세대에 떠넘긴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국회 기후특위 소속 공론화위 의제숙의단에 참여해 온 △황인철 녹색연합 전문위원 △엄청나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 △김보림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 등은 25일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제숙의단 공동 사퇴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볼록형 경로는 헌재가 제시한 ‘미래에 과중한 부담을 전가하지 말라’는 기준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시민대표단에게 위헌 소지 있는 선택지를 제시하는 일은 민주적 숙의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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