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반도체 국가산단, 균형발전 어그러트려”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장
26일 경기사회포럼서 주장
“윤석열정부에서 결정된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용인국가산단)’가 그대로 추진된다면 이재명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은 어그러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장은 26일 오후 7시 수원팔달문화센터 공연장에서 열린 경기사회포럼 ‘용인반도체 국가산단 논란 너머의 이야기’ 강연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김 소장에 따르면 용인국가산단(710만㎡)은 2023년 3월 15일 15개 국가첨단산업단지 조성계획과 함께 발표됐다. 이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환경·재해·교통 영향평가 조기 완료 등 정부와 지자체의 전폭적 지원 속에 1년 9개월 뒤인 2024년 12월 산업단지계획을 승인받았다.
하지만 올해 초 전력·용수 공급 문제가 불거지면서 ‘용인국가산단 지방 이전론’이 제기됐다. 전북 등에서 6.3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유치 공약을 내걸며 정치쟁점화되기도 했다. 그러자 이재명 대통령은 “이미 정부 방침으로 결정된 걸 지금 와서 어떻게 뒤집냐”며 “정부가 설득·유도는 할 수 있지만 (이전은) 정치적으로 결정할 일이 아니라 기업이 결정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이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결정할 일이 아니라고 했지만 용인국가산단 자체가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적으로 결정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상수원보호구역에 포함돼 공장 설립이 불가능한 곳의 규제를 풀어주고 환경영향평가 등을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했다”며 “무엇보다 전력망을 잇기 위해 지중화 등에 필요한 비용의 70%를 지원해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그대로 뒀으면 기업이 막대한 지중화 비용 등을 감당하고 상수원보호구역을 풀면서 용인에 산단을 조성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경제적으로 불가능한 것을 정치적으로 되게 만들었으니 당면한 문제도 정치적으로 풀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지방에 가면 고급인력을 채용하지 못한다’는 논리에 대해서도 “전 세계 흐름은 재생에너지 시대에 맞춰 에너지가 있는 곳에 산업·비지니스가 따라간다”며 “용인국가산단과 함께 결정된 14개 첨단국가산단 모두 지방에 있고 삼성 반도체만 수도권에 있다”고 반박했다.
김 소장은 이어 “대의명분이 있어도 인접 SK일반산단처럼 첫삽이라도 떴으면 되돌리기 어렵지만 용인국가산단은 아직 보상이 시작된 정도”라며 “이미 송전탑 건설 반대 등 상당한 지역갈등이 진행 중인 만큼 일단 유보해 놓고 합리적인 공론화 과정부터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포럼의 사회를 맡은 김현정 경기환경련 사무처장은 “용인 산단 전력공급을 위해 전국에 3000개 넘는 송전탑을 세워야 해 ‘제2의 밀양사태’가 올거란 얘기가 나온다”며 “경기도민들도 탄소중립 국토균형발전 등 시대적 흐름과 과연 맞는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