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20억달러 양자 베팅에 관련주 급등

2026-05-22 12:59:58 게재

IBM에 10억달러 배정

9개 양자 기업 지원

지난해 6월 24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퀀텀 코리아 2025'의 한 참가 업체 부스에 샹들리에 구조의 양자컴퓨터 모형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양자컴퓨팅 기업 9곳에 20억달러가 넘는 자금을 지원하고 지분까지 직접 확보하기로 하면서 21일 관련 종목이 일제히 급등했다.

미 상무부 산하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21일(현지시간) 양자컴퓨팅 기업 9곳과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원 규모는 총 20억1300만달러로, 2022년 제정된 반도체 및 과학법에 따른 연구개발 예산에서 조달된다. 상무부는 지원 대가로 각 기업의 소수 지분을 확보하되, 경영권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보조금을 지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부가 직접 주주로 참여하는 산업정책을 본격화한 것이다.

가장 많은 지원을 받는 곳은 IBM으로, 10억달러가 배정됐다. IBM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12% 올랐다. IBM은 발표 직후 미 상무부와 협력해 양자 전용 파운드리 회사인 앤더론을 별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뉴욕주 올버니에 본사를 두는 독립 법인으로, 최첨단 300㎜ 양자 웨이퍼 파운드리를 운영할 계획이다. IBM은 정부 지원금과 같은 규모인 10억달러를 자체 투자하기로 했으며, 양자 산업이 2040년까지 최대 8500억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글로벌파운드리스는 3억7500만달러를 받는다. 이 자금은 일반 반도체 생산 확대가 아니라 초전도, 이온트랩, 광자, 위상, 실리콘 스핀 등 다양한 양자컴퓨터 구조에 필요한 부품을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양자 파운드리 구축에 쓰인다.

이번 지원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IBM과 글로벌파운드리스가 미국 내 양자 제조 기반을 담당하는 파운드리 역할을 맡고, 아톰컴퓨팅·디라크·디웨이브 퀀텀·인플렉션·사이퀀텀·퀀티넘·리게티 컴퓨팅 등 7개사는 중성원자, 실리콘 스핀, 초전도, 광자, 이온트랩 등 서로 다른 방식의 기술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금을 받는다. 아톰컴퓨팅, 디웨이브, 인플렉션, 사이퀀텀, 퀀티넘, 리게티는 각각 1억달러씩, 디라크는 최대 3800만달러를 지원받는다. 디웨이브는 최종 계약 체결 시 미 상무부에 1억달러 규모의 보통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지원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 종목이 일제히 뛰었다. CNBC에 따르면 디웨이브는 33%, 인플렉션은 약 31%, 리게티는 30% 급등했다. 이번 발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아르킷도 25% 뛰었고, 퀀텀컴퓨팅은 19%, 아이온큐는 12% 올랐다.

다만 이번 합의는 아직 최종 계약이 체결된 단계가 아니다. 앞서 미국 정부는 반도체법 보조금 일부와 미지급 연방 인센티브를 인텔 지분 10%로 전환했고, 희토류 업체 MP머티리얼스에도 대규모 지분을 확보한 바 있다. 로이터는 이번 조치가 양자컴퓨팅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양자컴퓨팅은 오류율, 냉각, 칩 제조 등 여전히 넘어야 할 기술 장벽이 높지만, 미 정부의 대규모 자금 투입으로 국가 안보와 산업 패권을 가르는 차세대 경쟁 무대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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