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수비대가 장악한 이란 권력, 내부 분열 심화

2026-03-27 13:00:20 게재

개혁·실용·강경파 공존

대미 협상 최대 변수로

이란에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국가 권력의 핵심으로 부상했지만, 내부는 단일한 조직이 아니라 서로 다른 성향의 세력이 얽힌 복합 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과 국가 운영을 동시에 통제하는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면서도, 내부 파벌 간 입장 차가 뚜렷해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26일(현지시간) “미국 협상가들에게 이는 문제를 제기한다”며 “혁명수비대는 강력한 통제 체계를 갖고 있지만 단일한 조직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우선 개혁 성향 인물로는 혁명수비대 출신 퇴역 장성 호세인 알라이가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그는 과거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통치 방식을 왕정 시절과 비교하며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체제 내부 인사임에도 불구하고 권위주의를 문제 삼는 발언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비교적 온건하고 변화 지향적인 흐름을 상징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실용파의 중심에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가 있다. 혁명수비대 출신이자 현재 정치권 핵심 인물인 그는 상황에 따라 강경과 온건 사이를 오가는 유연한 행보를 보여 왔다.

필요할 때는 강경 노선을 취하면서도, 현실적 이해관계에 따라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전략적 접근을 취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갈리바프가 이끄는 실용파 역시 대외 협상에 일정 부분 열려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강경파의 축은 사이드 잘릴리가 담당하고 있다. 혁명수비대 출신인 그는 최근 대통령 선거에서 1350만표를 얻으며 상당한 정치적 기반을 확보했다. 그는 서방과의 타협에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해 왔으며, 특히 핵 개발과 관련해서도 양보를 거부하는 대표적 강경 인물로 꼽힌다.

이처럼 혁명수비대 내부에는 개혁파, 실용파, 강경파가 동시에 존재하며 서로 다른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개혁파와 실용파는 상황에 따라 협상에 나설 여지를 남겨두고 있지만, 강경파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나 핵 개발 중단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분열이 실제 정책 이행 과정에서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모든 파벌이 미국과의 적대 행위 중단 명령에 따를지, 또는 핵 개발 중단 합의를 지킬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란이 공식적으로 협상에 나서더라도 내부 권력 구조상 합의가 일관되게 이행되지 않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특히 전쟁 상황에서는 군사 조직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면서, 강경파의 목소리가 정책에 더 크게 반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혁명수비대는 외형적으로는 국가를 통제하는 강력한 조직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상이한 이해관계를 가진 세력이 공존하는 ‘다층 권력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중동 전쟁의 향방뿐 아니라, 향후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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