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후보도 못 찾는 ‘경포당’<경기도를 포기한 당> 국힘…‘만년 야당’ 예고편
경기 유권자 1171만명, TK+PK보다 많아 … 전국선거, 최대 승부처
국힘에 험지로 바뀌어 … 22대 총선 ‘민주 53석 대 국힘 6석’ 큰 격차
“극우·영남 편향에서 벗어나 합리적 중도·수도권 정당으로 변모해야”
제1야당 국민의힘이 최대 광역단체인 경기도에 내보낼 후보조차 못 찾고 있다. 후보를 자처한 인사들이 있지만 경쟁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유승민 전 의원에게 “출마해 달라”고 매달리지만 호응이 없다.
경기도는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유권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곳이다. 경기도를 잡지 못하면 전국선거를 이기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런 경기도에서 국민의힘은 후보조차 내지 못하는 ‘경기도를 포기한 당(경포당)’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것이다. ‘만년 야당’ 예고편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경기도는 17개 시도 가운데 최대 선거구다. 1년여 전 치러진 21대 대선을 기준으로 유권자가 1171만명이다. 전국 유권자(4439만명)의 26.3%에 달한다. 1/4을 넘는 것이다. 대구·경북(425만명)과 부산·울산·경남(656만명)을 합친 숫자보다 100만명 가까이 많다. 규모면에서 다른 지역을 압도한다.
유권자가 많다보니 국회의원 지역구도 크게 앞선다. 경기도에만 60석이다. 서울(48석)과 부산(18석), 대구(12석) 등보다 훨씬 많다.
이 같은 경기도에서 국민의힘은 최근 수년간 연전연패한 데 이어 6.3 지방선거에서도 위기 징후가 뚜렷하다.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경기도에서 6석을 얻는 데 그쳤다. 민주당은 53석을 싹쓸이했다. 민주당은 경기도 압승을 앞세워 총선에서도 크게 이겼다. 국민의힘은 2008년 18대 총선에서 이겨본 뒤 2012년 19대부터 2024년 22대 총선에 이르기까지 네 차례 총선에서 연패했다. 가장 최근 치러진 2025년 21대 대선에서 경기도는 이재명 52.50%, 김문수 37.95%를 택했다. 김문수 후보는 경기도에서만 무려 132만표를 패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경기도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면 대선·총선 같은 전국단위 선거에서 이길 재간이 없다는 평가다. 2024년 총선처럼 국민의힘이 경기도에서 ‘53 대 6’으로 참패하면 영남권과 강원도 등에서 아무리 의석을 벌충한들 전국 승리는 어렵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인사는 “서울에 살던 30~50대 경제활동층이 부동산 급등으로 인해 인근 경기도로 밀려나면서 경기도 표심이 국민의힘에게 불리해졌고, 총선과 대선에서 참패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문제는 경기도에서 이기지 못하면 전국선거를 이길 수 없는 구조가 됐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으로선 경기도는 전국정당으로 존립하기 위해 어떻게든 풀어야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둔 최근에도 경기도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24~26일, 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민주당 46%, 국민의힘 19%였다. 경기·인천에서는 민주당 49%, 국민의힘 17%로 나타났다. 큰 격차로 뒤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서는 경기지사로 출마할 후보조차 나타나지 않고 있다. 양향자 최고위원과 함진규 전 의원이 공천 신청을 했지만, 민주당 예비후보에 비해 경쟁력이 턱없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은 노골적으로 유승민 전 의원에게 매달리고 있지만 유 전 의원은 냉랭한 반응만 보인다는 후문이다. 이러다간 패배가 볼 보듯 뻔한 후보를 공천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국민의힘 인사는 “국민의힘이 경기도에서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면 만년 야당을 벗어날 재간이 없다. 지역 편향이 없고 중도 성향이 강한 경기도 표심을 잡으려면 국민의힘이 ‘윤 어게인’ 따위의 극우 편향과 영남 편중에서 벗어나야 한다. 합리적 중도·수도권 정당으로 변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