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지난해 순이익 3조원 돌파
운용자산 1937조원으로 사상 최대 … ETF가 성장 주도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지난해 증시 상승 훈풍을 타고 역대 최대 규모인 3조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공모펀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60% 이상 급증하는 등 양적·질적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5년말 기준 국내 507개 자산운용사의 운용자산(AUM)은 1937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656조4000억원) 대비 280조9000억원(17.0%)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 규모다.
특히 공모펀드 성장이 눈에 띈다. 공모펀드 수탁고는 559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5.7% 급증했다. 성장의 핵심 동력은 ETF다. ETF 순자산가치(NAV)는 2024년말 173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297조1000억원으로 무려 71.1% 폭증하며 전체 펀드 시장의 확대를 이끌었다. 사모펀드 역시 채권형과 MMF(Money Market Fund)를 중심으로 14.9% 증가한 723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운용자산 확대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자산운용사의 당기순이익은 3조132억원으로 전년(1조8099억원) 대비 1조2033억원(66.5%) 증가했다.
영업이익 또한 수수료 수익 증가에 힘입어 전년보다 81.1% 늘어난 3조202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7.4%로 전년(11.6%) 대비 5.8%p 상승했다. 또한, 전체 507개사 중 343개사(67.7%)가 흑자를 기록하며 적자 회사 비율이 전년(42.7%) 대비 10%p 이상 줄어드는 등 업계 전반의 건전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사들이 직접 자금을 굴리는 고유재산 운용 실적도 빛을 발했다. 증권투자손익은 8519억원으로 전년(2595억원) 대비 228.2% 폭증했다. 주가 상승기에 맞춘 탄력적인 포트폴리오 운용이 적중한 결과다. 다만, 임직원 수 증가와 실적 개선에 따른 성과급 지급 등으로 판매관리비는 전년 대비 13.2% 늘어난 3조4000억원으로 나타낫다.
자산운용업계는 ETF를 중심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전반적인 수익성과 건전성을 개선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과도한 ETF 의존, 대형사 쏠림 현상과 실적 양극화, 수수료 과당경쟁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중동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시장 변동성 확대 역시 향후 경영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금감원은 “중동 분쟁 장기화 등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펀드 자금의 유출입 동향과 운용사 건전성 현황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할 방침”이라며 “나아가 자산운용산업이 투자자 편익을 제고하고 운용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건전하고 균형 잡힌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감독 체계 및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형재 기자 hj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