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얀부 유조선항로주목
중동 막히면 지중해로 활로
후티반군이 중동전쟁에 참전하면서 홍해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과 수에즈운하를 잇는 유조선 항로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8일 시작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에 개입하지 않던 후티는 전쟁 발발 한 달만인 28일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며 군사 행동에 나섰다. 후티는 홍해와 인도양을 잇는 밥엘만데브해협을 장악하고 있다.
31일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이날 새벽 마감한 런던 발틱해운거래소의 30일 ‘중동->중국’ 항로 초대형 원유운반선 운임(TCE=1일 용선수익)은 일주일 전에 비해 12.4% 내린 34만9016달러를 기록했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운임은 최근 2주간 월요일 해운거래소가 개장하면 금요일에 비해 운임이 올랐다가 주중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전황 변화에 따라 해상운임 흐름도 달라질 수 있어 과거의 패턴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얀부항과 수에즈운하를 잇는 항로는 호르무즈해협과 밥엘만데브해협이 동시에 막히는 상황에서 중동원유를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항로로 주목받고 있다.
해진공에 따르면 28일 후티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이후에도 얀부항에서 선적하는 화물(원유) 하나에 10척의 선박이 몰렸다. 후티의 공격이 선박을 향한 게 아니었고 해상운송에 추가 영향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선박에 대한 공격이 재개되면 홍해와 인도양을 잇는 밥엘만데브해협 통항이 봉쇄될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수에즈운하를 통해 홍해 가운데 있는 얀부항과 연결하는 유조선 항로는 가동될 수 있다는 게 해운계의 일반적 관측이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수에즈운하는 운하의 폭이 아닌 수심이 선박 통항에 제약조건”이라며 “VLCC도 200만배럴 가득 싣고 가지 않고 100만배럴만 실으면 얕은 수심을 통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전쟁으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글로벌 컨테이너해상운임은 계속 오름세다. 해진공이 30일 발표한 부산발 K-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KCCI)는 일주일 전보다 3.3% 오른 2094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달 23일 1522포인트까지 하락했지만 중동전쟁 이후 5주 연속 올랐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27일 발표한 상하이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SCFI)도 일주일 전보다 7.02% 오른 1826.8포인트를 기록했다. 전쟁 발발 전 6주 연속 하락하던 SCFI는 중동전쟁 이후 오름세에 들어섰다. 3주 연속 상승하다 지난주 0.2% 하락했지만 일주일만에 다시 큰 폭으로 올랐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