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만 하는 국힘 이번엔 바꿔야죠”

2026-03-31 13:00:13 게재

30일 김 전 총리 출마 선언에 대구 민심 요동

내분의 국민의힘, 견제 속에서 단일대오 강조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이번에는 김부겸을 한번 찍어주자는 여론이 많아요. 평생 보수정당에 표를 찍었는데 달라진 게 없고 망하기 직전까지 왔어요.”

30일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총리의 대구시장 출마 선언이 있었던 대구 2.28공원에서 만난 강 모씨(60대)는 최근 복잡한 심경을 이렇게 토로했다. 평생 보수정당 당원이었던 강씨는 “싸움질만 하는 국민의힘을 보면서 마음을 바꿨다”면서 김 전 총리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관련기사 4면

김 전 총리가 이날 출마를 공식 선언하자 ‘보수의 아성’ 대구 민심이 크게 흔들렸다. 특히 공천 갈등에 따른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도 쉽게 확인됐다. 6.3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예비후보(50대)는 “요즘 경로당을 자주 가는데 국민의힘을 비판하는 어르신이 너무 많다”면서 “선거운동하기가 민망할 정도”라고 심상찮은 민심을 전달했다.

철옹성 같았던 대구 민심이 바뀐 것은 추락한 지역경제와 국민의힘 공천 갈등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다. 대구경제신문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18~19일 대구시민 8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4%p, 무선 전화 가상번호,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시민들은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36.0%), 미래 산업육성과 기업유치(22.2%), 신공항 건설과 공항 경제권 조성(12.1%) 등을 지역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시민들 지적처럼 대구의 지역내총생산(GRDP)이 지난 2024년 74조5000억원으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게다가 2020년(57조7000억원)에는 전년 대비 3600억원이나 감소했다. 선거전에 뛰어든 김 전 총리도 팍팍해진 대구 경제를 집중 공략했다.

김 전 총리는 출마 선언문에서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어서 우리 아들딸들이 대구를 등지고 있다”면서 “보수를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대구시장 탈환을 위해 정책이 됐든 공약이 됐든 지원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지원할 것”이라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국민의힘 곧바로 견제에 나섰다.

대구시장 선거에 나선 추경호 의원은 30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출마 김 전 총리의 선택입니까, 아니면 정청래 선거 책략입니까”라고 공격했다.

홍석준 전 의원은 “김 전 총리가 총리나 행안부 장관 시절에 대구에서 아무것도 한 게 없다”고 주장했다. 이인선 국민의힘 대구시당 위원장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견고한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흑색선전 없는 정책 중심 선거와 후보 경쟁력 강화 등을 제시하며 김 전 총리를 집중 견제했다.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이었던 대구시장 선거가 전국 최대 격전지로 바뀌자 공천에서 탈락한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40대 초반 한 시민은 “김부겸 바람이 너무 빨리 불고 있다”면서 “선거 막판 보수층이 결집할 경우 김부겸 당선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세호·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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