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이해냐, 역풍 변수냐”
대통령측근 출마 엇갈린 시선
단체장·재보선 나선 측근들 후광정치·선공후사 딜레마
“대통령의 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인물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 “측근정치로 비쳐 빌미를 제공해 국정운영에 걸림돌이 된다”
역대 선거에서 측근들의 출마를 놓고 권력과의 소통에 대한 기대감을 극대화해 지지층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와 후광정치가 여론의 역풍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는 우려가 함께 불거졌다.
6.3 지방선거·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여권의 권력중심부와 가까운 이른바 ‘복심’ 인사들의 움직임에 시선이 몰리는 이유다.
민주당이 재보궐 선거 공천을 앞둔 가운데 김 용 전 민주연구원부원장 행보가 초미의 관심이다. 김 전 부원장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시절 성남시의원을 지냈고, 경기지사 시절에는 경기도 대변인으로 호흡을 맞췄다. 이 대통령은 2019년, 총선 출마를 앞둔 김 전 부원장의 출판기념회에서 “내 분신 같은 사람이다. 김 용의 말이 곧 나의 말”이라고 했다. 2021년에는 “정진상, 김 용 정도는 돼야 (측근이라고) 하지 않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재명정부 집권 1년차 지방선거인 만큼 여권 안에서는 ‘친명 후보’ 명함을 쥐느냐가 경선 주도권과 직결된다. 김 전 부원장은 기초단체장 경선에 나선 민주당 예비후보 20여명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김 전 부원장을 ‘친명 감별사’로 여기는 민주당 내부 분위기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대통령 복심이라는 그에게 조력자를 넘어 선수로 뛰라는 요구도 나온다. 대출 사기 등의 혐의로 당선무효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한 양문석 전 의원은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안산갑으로 나와달라”고 적었다. 김 전 부원장은 대장동 관련자들로부터 20대 대선 자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돼 1·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보석 상태로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김 전 부원장과 민주당은 검찰의 ‘조작 수사’에 의한 기소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재보궐 출마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원조 친명격인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 26일 MBC 라디오에서 ‘조작 기소’로 재판받는 것과 선거 출마가 타당한지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면서 “유죄를 받고 대법원 판결을 앞둔 상황에서 국회의원 후보로 나서는 것이 타당한가”라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페이스북에 김 전 부원장 출마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범죄자 전성시대다. 이 오만함을 국민께서 심판하실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의 인천 계양을 출마도 자주 거론된다. 이 대통령의 성남시장 시절부터 보좌했던 김 전 대변인이 이 대통령의 전 지역구 보궐선거에 뛰어들었다. 권력의 후광을 가장 직접적으로 승계하려는 상징적 행보로 풀이된다. 김 전 대변인이 출마한 인천 계양을은 송영길 전 대표의 복귀 등과 맞물려 민주당이 재보궐 공천에서 가장 고심하는 지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성남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김병욱 전 의원과 김지호 전 민주당 대변인이 벌이는 경쟁도 눈길을 끈다. 김병욱 전 의원은 이 대통령을 도운 ‘원조 7인회’ 출신으로 이재명정부 첫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내다 선거를 위해 지난 1월 사임했다.
김지호 전 대변인 역시 “이 대통령 철학을 시정에 접목하겠다”며 명심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경선 컷오프에 이은 네거티브 공세에 재심 갈등이 불거지면서 측근간 알력다툼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측근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선거 승리를 위해 적절한 카드인가를 기준으로 판단하면 된다”라며 “국민과 당원의 눈높이에 맞는 후보라면 역풍을 걱정할 염려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후광을 앞세워 출마를 강행하는 것이 독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억울할 수 있지만 선공후사 양보가 더 큰 정치적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