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특별법, 22년만에 다시 시험대로
국토위, 5개 법안 배정
세종 “신속히 처리” 요청
2004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이후 수면 밑에 있던 ‘행정수도특별법’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31일 국회에 따르면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상정된 65개 법안 가운데 5개 행정수도특별법안을 마지막에 배정해놓고 심사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행정수도특별법안은 세종시가 지역구인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안과 김종민 무소속 의원안, 최근 세종시장 출마를 선언한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안 등 모두 5개다.
이들이 발의한 특별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세종시 행정수도 명문화 △국회·대통령 집무실 등 헌법기관 이전 △중앙행정기관 추가 이전 등을 담고 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30일 국토위 법안심사소위 위원들을 만나 특별법의 조속한 심사와 처리를 요청했다. 최 시장은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건립사업이 흔들림없이 추진되려면 행정수도특별법을 제정해 법적 근거를 갖춰야 한다”며 “선거 때마다 행정수도 완성을 공약했던 여야 정치권이 실천의지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세종시는 그동안 여야 이견이 없는 만큼 특별법에 대한 심사를 앞당겨 실시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소위는 5개 법안을 심사 마지막에 배정했다. 사안의 중대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종시 등 충청권은 일단 행정수도특별법이 심사의 테이블에 올랐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세종시를 찾아 “세종의 행정수도로서의 명확한 법적 지위를 가질 수 있도록 행정수도특별법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혀 기대를 키우고 있다. 이재명정부는 ‘행정수도 완성’을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
이 같은 기대에도 특별법이 지방선거 이전에 통과할지는 의문이다. 수도권과 마찰이 예상되고 사안의 중대성으로 보아 공청회 등 공론화 절차도 밟아야 한다. 국토위 법안심사소위는 계속 회의를 열겠다는 입장이지만 “순서를 바꾸지 않는 한 이번에 처리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행정수도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도 법안 주요 내용을 유지하는 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다시 받을 가능성이 크다. 2004년 헌재가 당시 국회를 통과한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에 대해 관습헌법 상 대한민국 수도는 서울인 만큼 수도의 위치를 바꾸기 위해서는 개헌을 해야 한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충청권에서는 헌재 판결 이후 20여년이 지났고 여건도 달라진 만큼 다시금 헌재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22년 전과는 다른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다. 특별법이 그 수단인 셈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여야 모두 이에 대해 이견이 없는 만큼 일단 신속하게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