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너지효율 건물 임대 금지, 응답자 59.3% ‘찬성’
기후정치바람 ‘기후위기 국민인식조사’ … 보수도 지지 의견
영국 프랑스 등 세입자 에너지 비용 저감 민생 정책으로 실시
국민 10명 중 6명이 에너지 효율이 낮은 건물 임대를 금지하는 정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지역이나 이념성향 지지정당에 관계없이 찬성 의견이 반대를 압도했다. 영국 프랑스 등은 기후위기 대응뿐만 아니라 세입자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줄이는 민생 정책 차원에서 이러한 제도를 시행 중이다.
기후정치바람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6 기후위기 국민 인식조사’ 분석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지난 2월 전국 유권자 1만78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 따르면, 에너지 저효율 건물 임대를 제한하는 정책에 대해 응답자의 59.3%가 찬성했다. 이는 반대 의견(20.4%)의 약 3배에 달하는 수치다. 기후정치바람은 △녹색전환연구소 △로컬에너지랩 △더가능연구소 연대체다. 이념 성향별로 보면 △진보 71.5% △중도 54.1% △보수 53.8%가 각각 찬성해 모든 성향에서 과반이 지지를 보냈다. 연령별로는 60대(67.2%)와 50대(64.4%)에서 찬성률이 높았다. 2030세대(△18~29세 48.0% △30대 52.8%)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주목할 만한 역설은 이 정책 ‘수혜자’로 여겨지는 세입자(비자가·56.3%)보다 집주인(자가·60.9%)의 찬성률이 오히려 높다는 점이다.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기후재난에 맞서 주거 안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모두 동의하지만, 규제가 임대료 인상 등 세입자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2018년부터 에너지성능인증서(EPC) 등급 F·G에 해당하는 건물의 신규 임대를 금지했다. 이러한 규제는 2020년 기존 임대계약까지 전면 확대됐다. 영국은 이러한 정책을 시행하면서 세입자들의 에너지 절감을 주요 목표 중 하나로 내세웠다. EPC는 건물이 에너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를 등급으로 표시한 인증서다. A가 최고효율 G가 최저효율이다.
프랑스는 2021년 기후회복력법을 통해 에너지 최저효율 주택을 임대 시장에서 단계적으로 퇴출시키는 중이다. 네덜란드는 2023년 1월부터 100㎡ 이상 사무용 건물에 한해 EPC C등급 이상을 의무화했다. 벨기에 플랑드르 지역의 경우 2030년부터 단독·반독립주택은 EPC E등급 이상, 연립주택·아파트는 D등급 이상이어야 임대할 수 있다.
건물 부문의 다른 기후 정책들도 높은 지지를 받았다. 침수 가능 지역 건물에 차수막(침수방지시설) 설치를 의무화하자는 주장에는 79.0%가 찬성했다. 기후재난 취약 주택의 냉난방·단열 지원 확대에는 69.4%(△자가 71.7% △비자가 65.1%), 모든 노후 건물로 집수리 융자·보조금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에는 63.0%가 동의했다.
이번 조사는 사단법인 로컬에너지랩의 의뢰로 메타보이스(주)와 피앰아이가 공동 실시했다. 온라인 패널에 이메일로 웹 설문 링크를 발송하는 방식으로 2월 2~23일(시도별 상이) 조사를 진행했다. 전국 표본오차는 ±0.7%p(95% 신뢰수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